“종교는 내 속에 잠재돼 있는 에너지의 방향 전환이다. 또 비우는 연습이다. 현실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다 인정하고 방향을 전환한다면 이보다 더 멋진 생활이 있을까 싶다.”
충남 보령 세원사 주지이자 보령 청소년 상담실, 청소년 자원봉사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는 정운 스님이 수필집 <스님 요즈음 뭘 하십니까>를 펴냈다. 1999년부터 일간지와 교계 신문, 잡지 등에 기고한 글 60여 편을 모은 이 책에서는 청소년 포교에 앞장서 온 스님의 수행이력을 볼 수 있다.
스님이 보령시 주교면의 고추밭을 법향(法香) 가득한 세원사로 탈바꿈시킨 것은 한 아주머니 덕분이다. 우연히 보령 나들이에 나선 정운 스님이 자신을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사람을 만난 후 ‘이곳에서 포교를 해야겠다’는 서원을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추밭을 개간해 지은 가건물은 장마철이나 태풍이 불 때면 이곳저곳이 무너져 내리기 일쑤였고, 겨울이면 아무리 보일러를 가동해도 손이 시릴 정도였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스님은 어린이ㆍ청소년 포교에 매진했다.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에서 어린이 법회 지도법사로 활동하며 포교의 중요성을 실감했던 스님은 세원사에서 어린이 법회를 열었다. 처음에는 단 세 명의 신도만이 참석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차츰 절을 찾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그러던 1989년 마침내 가건물을 헐고 지금의 법당을 지었고, 스님은 대한불교청소년교화연합회 보령지부를 맡아 상담과 자원봉사, 청소년 유해활동 감시 등의 활동도 펼쳤다. “청소년 사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투자”라고 말하는 스님은 “모든 것을 내 이익으로만 채우지 말고 그 이득을 다시 사회로 환원할 줄 아는 것이 부처님이 중생들에게 일러 준 회향이다”고 말한다.
신문과 잡지 등에 실린 글들은 길지 않으면서도 생활 속에서 느낀 포교의 어려움, 잘못된 청소년 문화에 대한 안타까움, 수행자로 산다는 것의 보람과 기쁨 등을 잔잔하게 전해준다. 본지에 연재했던 ‘스님이야기’ 코너에서는 스승과 도반의 알토란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심응섭(혜전대학) 교수의 삽화가 글 읽는 맛을 더한다.
덧붙여 정운 스님이 ‘요즈음 뭘 하시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본지의 일간 인터넷 ‘붓다뉴스’를 클릭해보면 된다. 스님은 이곳에서 ‘1분이면 마음이 열려요’란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불자들의 신행을 돕고 있다.
스님 요즈음 뭘 하십니까
정운 스님 지음
여시아문
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