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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순이 넘은 나이에 사회복지사 1급 국가고시를 합격한 스님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지난 2월 김포 중앙승가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혜범 스님. 스님은 복지를 통해 자비정신을 구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선승 청담 스님이 ‘자비무적(慈悲無敵)'이란 말씀을 하셨습니다. ‘베푸는 데에는 적이 없다’는 뜻이지요. 불교의 사회적 실천력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늦은 나이에 복지 공부를 시작한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지난 70년 합천 해인사에서 도견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83년 동국대 행정대학원에서 재무행정을 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할 정도로 ‘학구파 스님’이다. 또 82년 응석사 주지시절에는 인근 4천여 평을 매입해 응석사를 진주 지역의 포교중심 도량으로 자리 잡게 하는 등 종무행정력도 남다르다.
“진주 지역은 크고 작은 사찰이 2백여 곳이 있는 데도 지역복지사업은 전무합니다. 게다가 조계종단 출범에 산파역을 하신 청담 스님의 출생지임에도 불교의 대사회적 활동은 너무도 미미합니다. 앞으로 지역사회의 복지시설을 건립하고, 또 위탁도 받아 이 지역에 ‘불교복지의 바람’을 일으키려고 합니다.”
스님은 이와 함께 종단과 지역 사찰이 사회복지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개별사찰이 지역복지사업을 전담해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스님은 출가자들의 사회복지학 전공을 의무화하는 승가교육제도가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