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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열린 개막식에는 선서화 전문가 일장 스님과 불교TV 회장 성우 스님, 한국차인연합회 박권흠 회장을 비롯한 100여 명이 참석했다.
중국차전문점 일광정사(대표 여규평)가 마련한 ‘차와 좋은 만남 전’ 행사장 입구에는 중국 자사호를 비롯한 다기 100여 점과 대만 작가 반종성의 석다반(石茶盤)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또 일주일 간의 행사기간 동안 중국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대만 등 동남아 국가들의 독특한 차 문화 소개와 ‘차와 꽃’, ‘차와 그림’을 주제로 한 다양한 강연회가 마련됐다. 이번 전시 및 강연회에는 500여 명이 관람객이 찾아와 따스한 봄기운 아래 차 문화 향연을 즐겼다.
행사를 준비한 여규평(47) 대표는 “90년대 말 이후 우리나라에서 중국차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정작 중국차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이 자리가 동남아 차 문화 교류의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진행된 다양한 강연회 중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차 문화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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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영국의 식민지였던 말레이시아는 현재 홍차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전체 인구의 45%를 차지하는 말레이인들은 홍차에 우유를 섞은 밀크티로 하루를 시작할 만큼 홍차를 즐겨 마신다. 3월 25일 진행된 ‘말레이시아 차 문화’ 강연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프르에서 다예관 ‘자승다예중심’을 이끌고 있는 소혜연(蕭慧娟) 씨가 맡았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다법을 소개한 소 씨는 “말레이시아 다법의 가장 큰 특징은 간편함”이라고 말한다. 연평균기온이 26.5℃에 달하는 콸라룸프르에서는 중국 복건성 차 문화의 영향을 받은 말레이시아 차 문화가 생활 속에서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변형된 것이다. 찻잔을 잡을 때 오른손 세 손가락만을 사용한다. 찻잔의 남북방향 입구를 엄지와 검지로 잡은 뒤 가운데 손가락으로 찻잔 밑을 받쳐 잔을 움직인다. 마실 때는 손목을 90도로 꺾어 마시면 입술을 대는 부분에 손이 닿지 않는다. 손님 찻잔에 차를 따를 때는 신분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따르고, 찻잔은 보통 짝수로 준비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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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반도 남쪽 끝에 자리 잡은 싱가포르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과 공존한다. 차 문화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뚜렷이 드러나 수많은 차 문화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즐기는 것은 진한 홍차의 일종인 공부차(功夫茶)로 화려한 다예 기술 대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차 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또 중국 복건성의 우롱차와 운남성의 보이차도 즐겨 마신다.
싱가포르 국제무화차협회 이자강(李自强) 회장은 “다양한 차 문화를 받아들이는 싱가포르인들의 특징처럼 찻자리에서도 대접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편안히 차를 즐기는 분위기를 중시한다”며 “때문에 차를 마실 때 찻잔을 한손으로 쥐고 마시는 등 특별한 격식이나 예절은 없으며, 손님과 주인하게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찻잔은 보통 6~8개를 사용하며 한 번 마신 잔은 바로 씻어서 다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