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왜 하필 티베트야?’라는 물음에 궁하지 않은 답을 제시한다. 여행서로서의 ABC를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티베트라는 대상물이 갖는 신비함 때문인지 사색의 여운이 짙다. 이 여행서는 사람의 어둔함이 꼭 어리석음과 일치하지는 않으며, 사람의 느림이 반드시 나태함과 동의어일 필요가 없다고 일러주는 것 같다.
책 속에는 사진이, 사진 속에는 사람이 무진장 등장한다. 이 ‘티베탄’들의 표정은 어쩜 이토록 환하고 평안한 것인가. 윤회의 개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면 그 답은 여기에 있다.
일상과 한몸인 종교. 두 팔꿈치와 두 무릎과 머리를 땅에 대는 ‘오체투지’로 부처 앞에 나아가는 저 숭고한 의식에서 윤회는 구체적 실체로 잡힌다. 티베탄들은 삶과 죽음이 둘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순환구조를 가진 생명이라 여기는 것이다. 죽음 뒤에 또 다른 삶이 있고 삶 뒤에 죽음이 있음을 믿기에 고행은 고통이란 말과 대체관계에 있지 않다.
티베트 하면 달라이라마가 조건반사처럼 떠오르고, 회색톤의 암울한 빛깔이 연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지 조캉사원, 성산 카일라스를 거쳐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 네팔로 이어지는 여정은 티베탄의 인생관만큼이나 밝고 환하다.
뷰티풀 티베트 여행
이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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