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불교연구원(원장 지관)이 15권을 목표로 펴내는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의 6번째 권이 발간됐다.
이번에 발간된 6권은 ‘만화(萬化)’에서 ‘무소의지(無所依止)’까지 한글 ‘ㅁ’항목의 어휘 일부를 1천여 페이지에 걸쳐 담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5권의 책과 마찬가지로 일반불교 어휘에 한국불교의 사상적 문화적 특수성을 담을 수 있는 어휘도 포함, 한자어·범어·팔리어·티베트어 등 불교권 언어를 모두 기록했다. 15권 가운데에는 본권 13권 이외에 사전 간행 후 항목을 보완하고 정확한 기록을 남기기 위한 <보유편>과 <색인편> 2권이 포함된다.
<가산불교대사림>은 1권이 나왔던 1999년부터 ‘1700년 한국불교사에 있어서 일반불교와 한국불교 술어의 최초 결집’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금도 사전편찬 과정을 본 사람들은 사전편찬의 가치와 어려움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지관 스님 책상 위엔 7명의 연구원들이 1주일동안 정리한 원고가 쌓이고, 그 때부터 스님은 빨간 펜을 들고 교정에 들어간다. ‘딸기밭’이 되어버린 원고에서는 고희를 넘긴 스님의 꼼꼼함과 최고 학승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띄어쓰기 하나까지 모두 교정돼 있기 때문이다. 원고는 이 같은 과정을 몇 차례 거듭해 10번의 편수과정을 거쳐야 완성본이 된다.
사전에 실리는 15만여 개의 표제어는 지관 스님이 1982년부터 하나씩 정리해 놓은 기초 자료를 근거로 한다. 연구원 본관 2층 벽면 하나를 모두 메운 금속 캐비닛에는 스님이 사전을 오려붙이고, 직접 써내려간 흔적이 가득한 표제어 카드가 빼곡이 들어차 있다. 또 다른 벽면에는 이미 나온 사전은 물론이고 최근에 외국에서 발행된 사전이 한 가득이다. 마감교정에 들어가더라도 새로운 내용이 발견되면 이를 추가해 보완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전 편수지침만도 A4 용지 24페이지나 돼, 이를 기준으로 사전이 만들어진다.
특히 <가산불교대사림>은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부터 <조선왕조실록>까지 각 시대별 대표적인 역사서에 기록된 불교와 관련된 내용을 연구원에서 직접 색인으로 만들어 사전의 내용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전이 모두 발간되면 한국학 연구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연구원 기획실장 현원 스님은 “사전 15권이 모두 나온 후에는 <한국불교인물사전>, <한국불교역사사전>, <동아시아불교인물사전> 등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국 사전을 단순 번역하지 않아 한국불교의 자주성을 지켰고, 저자의 해석을 배제해 몇 십 년이 지난 후 후대가 재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