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찰에 소장돼왔던 700여년전 고려사경인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紺紙銀泥大方廣佛華嚴經, 감지에 은으로 필사한 화엄경)’이 국내로 환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이하 화엄경)’을 소장하고 있는 박모(서울 서초구 내곡동) 씨는 “1995년 사업차 일본에 방문했다가 지인의 소개로 사경을 구입한 뒤 그동안 소장해 왔다”고 밝혔다.
고려 충숙왕 때인 1336년 8월 경주 기림사 주지 선지 스님과 밀직부사 임서의 발원으로 제작된 이 화엄경은 일본 효고(兵庫)현 고베(神戶)시 오모로이지(福祥寺)에 소장돼 왔으며, 현재 권28, 권29, 권38(이상 진본)과 권24, 권53, 권56, 권60(이상 주본) 등 7첩이다. 이 화엄경의 ‘권60 사성기(寫成記)’에는 중국에서 한역된 진본(晉本), 주본(周本), 정원본(貞元本) 등 3가지 번역본을 모두 필사했음이 기록돼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화엄경의 3가지 번역본을 모두 필사한 기록이 발견된 적이 없어, 대단히 큰 불사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사경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해인사 등지에 목판과 목판본 일부가 전하고 있으며, 이들은 국보 또는 보물로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