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최초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를 역임하고 제3대 인도 대통령을 지낸 정치가이자 현대 인도사상을 대표하는 철학자 라다크리슈난(1888∼1975). 그는 인도철학을 세계무대에 올려놓은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저서 중 인도철학의 고전으로 평가되는 <동양종교와 서양사상>은 동양종교와 서양종교 사이의 차이점과 유사성을 추적하는 일종의 비교종교학 또는 비교철학 책이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동양종교’란 중국의 종교 사상인 유교와 도교가 아니라 인도의 종교 즉 힌두이즘을 의미한다. 또한 여기에는 불교의 사상도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그가 1936년 10월 20일 옥스퍼드대 교수에 취임하면서 행한 첫 공개강의를 비롯해 1938년까지의 강의를 모은 것으로 1939년 옥스퍼드대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서문에서 “전문적인 철학도보다 인간 문화와 삶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더 높은 정신을 추구하려는 많은 일반 대중을 위한 책”이라고 밝힌 그는 동양이 서양의 사상에 미친 영향은 신비주의적인 요소이며, 그것은 태초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가 훗날 과학에 그 영역을 내줬을 뿐이라고 말한다.
324 페이지를 펼쳐보자.
“서양에게 동양은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것과 같은 모험의 고향이며 마술의 근거지, 갈망의 땅이고 결국 믿음이 약해진 사람들에게 모든 영혼들이 가질 수 있는 희망에 확신을 주는 영원히 로맨틱한 수수께끼였다.”
라다크리슈난의 저서 <인도철학사>를 번역했던 이거룡 교수는 “이 책의 주요 관심사는 인도철학이 삶을 부정하는 현실 도피의 사상이 아니라는 것과 서양철학이 고대 인도의 영적인 문화에 빚지고 있다는 것을 밝히는데 있다”고 말한다.
동양종교와 서양사상
라다크리슈난 지음, 김형준 옮김
무우수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