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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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개혁 10주년 진단 "변화 요구 못담아"
불교계 지도자들이 조계종 개혁 10년을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의외다. 그동안 선거제도나 교육제도 등 각종 제도가 시대 흐름에 맞게 개선됐고, 또 대 정부 관계나 사회 활동에 있어 불교의 권위와 위상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등 외형적으로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계 지도자들이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은 어느 정도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개혁 의지는 상당히 부족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시 말해 종단 구성원의 개혁의지에 따른 변화라기보다는 시대 흐름에 떠밀린 소극적 변화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였다.

●개혁 5대 실천 이념에 대한 평가
이같은 평가는 조계종 개혁 5대 실천 이념에 대한 설문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청정승단 구현’의 경우 ‘긍정적’(16%)이라는 응답률이 가장 낮았던 것은 과거와 비교해 오히려 ‘승가 정신’ 실종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높았기 때문이다. 외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권력과 돈을 둘러싼 이전투구가 과거보다 더 심해졌고, 청정한 승가 풍토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정법 구현’이나 ‘종단 운영 민주화’의 경우는 선거 및 인사제도와 사찰 운영 등에 있어 아직도 사회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평가가 높았다.

긍정적인 시각이 근소한 우위를 보였던 ‘불교 자주화’에 대해서도 대정부 관계에서의 자주성은 높이 평가한 반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체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능동적이지 못하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대사회적 역할 확대’와 관련해서는 각 NGO 단체들이나 복지분야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다.

이같은 본지의 조사 결과는 중앙승가대 사회과학연구소가 스님과 재가불자들을 대상으로 2003년도에 실시했던 조사와 비교할 때 긍정적인 시각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중앙승가대 조사 결과 5개 항목별로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정법구현 19.3% △불교 자주화 18.8% △종단운영 민주화 21.1% △청정교단 구현 13.8% △대사회적 역할 확대 22.8%였다. 5개 항목 모두 부정적 평가가 상당히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출ㆍ재가 개혁과제
특히 응답자 대부분이 ‘의식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이들이 제시한 출?재가의 개혁과제를 종합하면 모두 20여 가지나 됐지만, 그 전제 조건으로 의식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설문에 응했던 한 스님은 “열심히 일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것이 불교 집안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변한다”며 의식 개혁을 강조했다.

출가 개혁과제로 ‘의식 개혁’(24%)이 가장 많이 꼽힌 것도 바로 이런 측면에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된다. 출가 정신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의 반영인 셈이다.

재가 개혁과제로는 ‘소극적 신행활동’(26%)이 지적됐는데, 이는 기복적 신행 패턴에서 벗어나 수행과 신행을 병행하는 ‘실천적 신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응답자들은 설명했다.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
2004-03-22 오전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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