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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의 눈> 불교문화재과 신설 안 되나?
문화재청이 차관급 기구로 격상되었다. 1945년 11월 이왕직으로부터 인수 받아 ‘구황실사무청’으로 발족한 문화재청은 벌써 60년의 역사에 접어들고 있다. 1961년에는 ‘문화재관리국’으로 이름이 바뀐 뒤 여러 차례 개편과 신설을 통해 1999년 5월에 1급 기구인 문화재청으로 승격되고, 드디어 2004년 3월 2일 차관급청이 된 것이다. 앞으로 언젠가는 장관급의 기구로 올라설 것이 분명하다.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문화재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의 역사는 우리나라 문화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관심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차관급청에 안착한 문화재청은 머지않아 그에 걸맞은 조직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재청의 연혁을 보면, 시대 요구에 부응하여 조직과 기능이 점차 세분되는 추세이다. 1983년 재산관리과·궁원관리과·문화재보수과로 시작된 조직은 현재 3국 12과의 조직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조직개편 시 불교계에서 바라는 것은 ‘불교문화재과’의 신설이다. 불교문화재는 우리나라 문화재의 60% 이상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그 정신적인 가치는 수량으로 측량할 길이 없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재를 사찰에 의존하여 관리한다면, 그 문화재의 관리와 보호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문화재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할 수 있는 사찰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불교문화재는 국가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바로 문화재청이 이 업무를 맡아야 한다. 지금도 궁궐을 관리하는 궁원문화재과가 있다. 문화재청이 애초에 이왕직에서 시작한 조직이기 때문에 이 과의 존재는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불교문화재의 비중과 중요성에 비추어 보면, 궁궐 문화재뿐만 아니라 불교문화재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문화재청에서는 앞으로 불교문화재를 신설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를 바란다. 만일 불교문화재과라는 명칭이 종교 간의 갈등을 야기한다면, ‘종교문화재과’라는 명칭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정병모(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
2004-03-10 오전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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