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볼거리
청계천 시절과 마찬가지로 동대문 풍물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 900여개의 빼곡한 좌판대 사이를 지나는 사람들도 물건을 사기보다는 구경하기에 바쁘다. 전자제품, 의류, 건강보조기구부터 동양화, 병풍, 도자기 등 고미술품까지 종류도 다양한 상품들이 순서 없이 늘어져 있다. 그래서 풍물시장은 흡사 온갖 잡동사니가 모인 거리의 박물관을 연상시킨다.
“나 인터뷰 같은 건 안한다”며 끝까지 이름 밝히기를 사양한 골동품 가게의 주인 아주머니도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진귀한 물건들이 가득한데다 구경꾼 어르신들의 설명이 곁들여져 생생한 삶의 교육현장이다”고 자랑했다. 기자도 한 시간이 넘게 주인아주머니의 입담과 ‘먹통’, ‘액운방지 호랑이이빨’ 등에 대한 구경꾼 아저씨들의 자상한 설명에 발이 묶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살거리, 먹을거리
풍물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물건은 각종 생활 소모품. 이곳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시계는 1천원대부터 2만원대까지다. 군입대를 앞둔 청년들에게 필수품인 방수 전자시계도 5천원이면 산다.
의류도 저렴하기는 마찬가지. 봄맞이 운동복은 상하세트 1만원이면 구입 가능하고, 흰 티셔츠도 한 장에 2천원이다. 흰 남방은 5천원, 넥타이와 넥타이핀 한 세트가 1만원이라 정장상의 마련하는데 2만원도 들지 않는 셈이다.
중고명품 좌판도 눈에 띄는 아이템. 샤넬, 프라다, 버버리 등 명품 지갑부터 핸드백, 숄더백까지 갖가지 제품을 구비해 놓고 있다. 가격은 1만원부터 30만원선까지. 백화점에서 명품 손지갑 정가가 최소 15만원대임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 |||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흥정만 잘하면 5천원 정도는 가볍게 에누리 할 수 있다. 다량으로 구매하는 고객은 만 원 이상 할인되는 후한 인심도 만날 수 있다.
구경하고 흥정하느라 출출한 이들을 위한 먹을거리도 있다. 이곳에서는 단돈 몇 천원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옛날짜장이 한 그릇, 반주로 곁들이는 막걸리 한 병, 돼지껍데기 1인분이 각각 2천원이다.
△풍물시장 정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 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오면 동대문운동장 간판이 보인다. 시청, 종로에서 도심순환버스인 옐로우버스를 이용해도 쉽게 갈 수 있다.
보통 10시~11시 사이면 대부분의 좌판이 장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탓에 해질녘인 6~7시면 문을 닫는다. 연중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