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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배 다이어트> 펴낸 귀농 작가 이선희 씨
“삼천배는 마음을 비우는 과정입니다”
사진) 씨에 대한 설명을 빼놓고는 그 진정한 의미를 알기는 어렵다. 이화여대 사회사업과를 졸업하고 91년부터 8년간 방송작가로 일하며 300여 편에 달하는 작품을 구성, 집필한 사람. 그러다 느닷없이 화려한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 옥천으로 내려가 포도농사를 시작한 사람. ‘독특하다’고 밖에 설명할 수밖에 없는 이력의 소유자인 이 씨는, 정작 자신을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이 책에서 삼천배를 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삼천배를 하고 난 후의 느낌을 솔직한 문체로 풀고 있다. 그는 ‘좀 더 그럴 듯 하게 포장할 재능이 없어서’라고 말하지만, 느낀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글로 옮길 수 있는 것도 특별한 능력임에 틀림없다.

“저는 선천적으로 내 안의 진정한 내 모습을 찾아감으로써 힘을 얻는 체질인 것 같아요. 삼천배를 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삼천배를 하는 과정에서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요. 몸과 마음을 움직여 터득하는 생각들을 글을 통해 정리해보고 싶었어요.”

‘방송작가’라는 무게를 내려놓고 현재 자신의 모습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솔직할 때 다른 사람의 삶도 바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사실 삼천배를 했다고 제 인생이 180도 달라진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 육체를 정신에 굴복시켰다고 할까요. ‘절은 나를 내려놓는 수행’이라는 것을 알음알이로는 알 수 있지만 삼천배를 통해 몸으로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농사꾼인 그에게 농번기(農繁期)인 겨울만큼 삼천배에 도전하기 좋은 계절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눈 덮인 산사(山寺)에 올라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자처했다. 13시간의 고투 끝에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삼천배를 하며 기록한 그의 메모를 훔쳐본다.

“소원성취를 하려면 간절하게 기도해야 한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아무 생각이 없지? 숫자를 세면서 ‘참회합니다’만 반복한다. 그러다가 숫자마저도 놓는다.”

“터져 나오는 한숨소리 막으려 입술을 악물고 관세음보살님 한 번 외치고, 살려주세요 매달리면서 겨우겨우 일어난다. 천천히 가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

“20~30대에는 더 채우려고 하는 마음이 컸어요. 하지만 삼천배를 통해 ‘버리는 것’에 대해 알게 됐지요. 자신을 알고 싶을 때,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마음이 들 때, 삼천배에 도전해 보세요. 호기심이든 진정한 발원이든 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돈이 들지 않잖아요?(웃음)”

“잠시 일상을 벗어난 산사 경험이 욕망으로 가득 찼던 몸과 마음의 살을 뺀 최고의 영혼 다이어트였다”는 이 씨는 “앞으로도 힘들 때면 부처님 만나러 가서 삼천배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하며 자신의 터전인 옥천 포도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4-03-17 오전 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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