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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사(대표이사 원광식)는 조선시대 이후 소멸된 것으로 알려진 밀랍주조공법으로 3m17cm 높이의 범종을 제작, 3월 13일 공개했다. 강릉시의 요청으로 지난해 9월부터 7개월여에 걸쳐 제작된 이 종은 ‘강릉 시민의 종’으로 명명됐다.
범종 제작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사형주조법과 달리 ‘강릉 시민의 종’에 사용된 밀랍주조법은 고열에 흙을 구워 만든 틀에 쇳물을 부어 종을 만드는 방법으로, 중국와 한국에서만 사용된 독특한 방식이다. 그러나 한국은 일제강점시대를 거치면서 이 공법이 사라졌고, 중국도 문화혁명 이후 대가 끊겼다.
다시 밀랍주조법이 세상에 등장한 것은 1997년, 성종사 사장 원광식 씨에 의해 이뤄졌다. 원 사장은 10년여의 연구 끝에 밀랍주조법을 재현해냈고, 이 기술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로 지정됐다.
성종사에 따르면 밀랍주조법으로 제작된 종은 수분이 적어 기포가 발생하지 않아 맑은 소리를 낸다. 또 흙으로 된 틀을 사용하기 때문에 표면이 매끄럽고 조각이 섬세한 종을 얻을 수 있다. ‘강릉 시민의 종’도 밀랍주조법으로 만들어져 이같은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강릉 시민의 종’은 강릉시청 앞 공원에 조성되는 종각에 6월경 설치된다.
원광식 성종사 사장은 “97년 밀랍제조법 재현 이후 소형종을 제작해 왔으나 이번 범종은 대형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전통 종에 버금가는 범종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