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철근 등 일부 원자재의 국제적 가격상승과 국내 수급불균형이 지속됨에 따라 5월 봉축행사를 앞두고 불교용품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철재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불교용품의 생산설비 가동률이 원자재 가격상승에 영향을 받아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름등은 인건비, 재료비 등 생산단가상의 이유로 국내 소비의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해왔던지라 원자재 파동에 따른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국내연등소비량의 30%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찬덕연등의 경우, 일정량의 원자재를 미리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작년 생산량의 70%가량만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찰 수요만큼 연등을 생산해내려면 원자재를 더 구입하거나, 중국산 연등을 수입해야 하는데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회전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찬덕연등 생산담당자는 “생산량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수급불가지만, 공급 후 수금결제라는 사찰의 관행이 연등생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인천과 부산 등지의 메이저급 연등생산·수출업체 2~3곳도 비슷한 상황인걸로 안다”고 밝혔다.
사실 그 동안 연등시장은 사찰의 ‘선주문 후결제’를 관행으로 따라왔고, 이를 지켜왔으나 최근 경기악화와 경제침체로 인해 자금조달이 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교적 안정적인 자본력과 생산공장과 물류창고 등을 갖춘 메이저급 생산·수출업체들이야 생산량을 조절하는 선에서 끝나지만, 상대적으로 자금회전력과 자체적 원자재확보가 어려운 소규모 생산업체들은 아예 연등생산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교용품전문쇼핑몰 마하몰의 하동규 과장은 “올해 일부 영세상권에서는 연등품귀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사찰들이 올해 봉축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작년에 생산된 연등을 확보하거나 쓰던 것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원자재 수급문제와 관련 지난 3일 고철·철근 등 2개 품목에 관해 수출을 제한하고 국세청과 지자체 등과 함께 출고를 제한하고 가수요를 단속하는 등 원자재의 매점매석을 단속하는 ‘원자재 수급안정대책’을 8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