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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생님의 안내로 방문한 23명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들이 생애 처음으로 절 문을 들어서는 순간, 호기심 속에서도 눈빛은 너무나 맑아 보였다.
법당에 조심스럽게 첫발을 들여놓는 순수함들이 한마음이 되는 순간 종소리가 메아리쳐 울린다.
이어 죽비소리로 시작되는 다도….
차 향을 음미하며 찻잔을 드는 법, 차 마시는 법을 배워가는 동안 몸부림치는 아이 하나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배우고 따라한다. 차 맛이 어떠냐고 묻자 쓰다, 달다, 떫다, 짜다, 시다 그리고 맛있다 라고 하나 둘씩 손들어 대답하는 모습이 진지하기만 하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 팽주인 키어스틴이 부처님의 생애, 불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서 혜진 스님이 부처님께서 어떠한 마음공부를 통해 깨달음에 이르셨는지에 대해 아주 쉽고 자상하게 설명했다.
특히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학교와 가정에서 우리들의 느낌과 생각을 어떻게 밝히고 지혜롭게 쓸 수 있는지 대화를 통해 설명하며 질문도 받아주었다. 스님이 종교의 의미를 묻자 한 어린이가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믿음을 갖고 있는데 모두가 하나예요.”라고 힘차게 말한다.
예수님이 태어날 때 세 분의 동방박사가 어떻게 베르살렘의 마굿간을 찾아갔는지에 대해 묻자 “별을 보고 찾았어요”라고 일제히 답한다. 칠판에 그림을 그려가며 보리수 아래서 샛별을 보고 깨달으신 부처님과의 공통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이들은 ‘별’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한다.
스님과의 문답형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별과 마음에 관해 독일 초등학생들은 생생한 가슴으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별에서 왔죠.”
“이 법당에 모인 우리 모두에게도 내 별이 있고 마음과 별은 하나로 통하니 화 나거나 슬퍼지면 별이 어떻게 되지요?”
“빛과 힘을 잃어가요”라고 큰소리로 대답한다.
“좋은 일을 하며 기뻐할 때는 어떻게 될까요?”
“빛과 힘이 커져요.”
외롭고 화나거나 슬플 때 언제나 내 마음의 중심에 전화를 해서 열린 마음으로 바꾸어 쓸 수 있음을 알려주는 순간. 크게 “네”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은 직감적으로 마음의 별을 느낀 것 같다.
모든 생명체들에게도 이러한 중심에너지가 있어 서로 한 뿌리로 통하니 우리 모두 사랑의 에너지로 통할 수 있도록 생활 속에서 마음으로 보고 마음으로 듣는 생활 선법(禪法)을 일러주니 눈빛들이 반짝거린다. 자율적인 종교수업 시간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을 닦아가는 독일의 교육이 부럽기만 하다.
목탁 소리에 모두 일어나 감사한 손을 모아 합장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피어나는 연꽃처럼 향기로웠다. 다들 학교로 돌아가기 전 탑 앞에 둘러 모여 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을 듣고 스님께 선재들이 진심 어린 마음으로 두 손을 모을 때 하늘에서 작고 하얀 눈이 꽃처럼 내렸다.
독일=윤화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