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 중심 선사의 공안(公案)으로 널리 알려진 ‘끽다거(喫茶去)’를 처음 사용한 사람이 마조 도일 선사의 제자 귀종 지상선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혜봉 스님(지족암 주지)은 3월 6일 오후 2시 열리는 한국선문화학회 제4회 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할 논문 ‘끽다거 화두의 전개양상에 관한 연구’에서 <선문염송>에 나오는 ‘단사’라는 화두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단사’에는 “귀종 지상 선사가 강사 스님에게 ‘좌주여! 다실에 가서 차나 마셔라(座主歸茶堂內喫茶去)’고 말했다”는 대목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혜봉 스님은 “귀종 지상 선사의 생몰연대는 미상이지만 당대(唐代)의 스님으로 그의 설법과 선승들과의 상량어구(商量語句)가 <경덕전등록>에 수록되어 전하고 있다. 법맥으로 따져본다면 귀종 스님은 조주 스님의 사숙”이라며 “더구나 조주 스님의 ‘끽다거’ 화두가 그의 세수 80세 이후에 행해진 점을 감안한다면, ‘끽다거’ 화두를 낳은 것은 귀종 지상 선사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스님은 논문에서 ‘끽다거’란 구절이 포함된 화두가 수록되어 있는 <조당집>을 비롯한 <경덕전등록>, <선문염송>, <조주록>, <설복록>, <법안록>, <양기록> 등 7종의 선어록집에서 23명의 선승이 제시한 27편의 ‘끽다거’ 화두를 발췌해 공개했다. 이로써 조주 선사의 ‘끽다거’ 화두를 통해 ‘다선일미’의 전통이 전승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학술발표회에는 오상룡 상주대 교수와 김영욱 가산불교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논평자로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