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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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남긴 자료로 되살아난 ‘인간 만해’
근대 해방기에 우리 민족의 사표로서 큰 자취를 남긴 만해 스님(1879~1944)의 입적 60주기를 맞아 평전 <첫키스로 만해를 만난다>가 나왔다. 백담사 만해마을 연구실장 김광식 교수(부천대)가 쓴 이 책은 무조건적인 찬양과 흠모 대신 ‘인간 만해’의 모습을 그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서만 집중 부각되었던 모습에서 벗어나 스님으로서의 면모와 민족운동가로서의 행적을 고루 조명했다.

특히 책에는 만해 스님의 글로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계록(同戒錄)’ 서문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1910년 4월 작성한 이 글은 당시 금강산 표훈사 강사였던 만해 스님이 대구 동화사에서 박유운 스님에게 계를 받은 36명의 스님과 재가불자를 위해 지어준 것으로, ‘설악산인 한용운 지(識 적음)’라고 적혀 있다.

김 교수는 “오늘날 또 다시 만해 스님의 행적과 정신을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는 ‘만해 정신’으로 시대를 읽기 위해서다”며 “참다운 지식인과 어른을 찾기 어려운 이 시대의 문제점을 만해 스님의 관점으로 규명하고 그에 기초해 새로운 민족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김 교수는 “1970년대부터 본격화된 만해 스님에 대한 연구는 700여 건에 달하는 성과물과 기념관 및 박물관 건립 등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평전에서는 영웅시되고 신비화된 만해 한용운에서 벗어나 평범 속의 위대함, 보편 속에서의 이채로운 만해상을 그리려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시인 고은 선생이 <만해 한용운>에서 만해 스님의 삶을 소설 형식으로 엮었다면 김 교수는 스님이 남긴 글과 자료를 통해 그 면면을 살핌으로써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자칫 건조해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당시의 사진과 신문 기사, 일제의 판결문, 수형 기록부 등 100여 장에 달하는 자료를 함께 실어 현장감을 더했다.

책에는 1879년 8월 29일의 출생을 시작으로 1897년 첫 출가, 백담사와 건봉사에서의 생활, <조선불교유신론> 출간을 비롯해 왕성한 문학 활동과 독립 운동기를 거쳐 1944년 6월 29일, 신경통과 영양실조로 앓다 세수 66세, 법랍 40세의 나이로 원적에 든 만해 스님의 삶이 차분한 어조로 정리되어 있다.

첫키스로 만해를 만난다
김광식 지음
장승
9천원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4-03-03 오전 9: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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