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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에 혼 담아 새봄을 연다
중앙대 안성 캠퍼스에 마련된 국악대학 연습실에서 '아시아 중앙가무단'이 타악극 '소리여! 세종의 북소리여'를 연습하고 있다. 사진=박재완 기자
‘둥둥둥♬♬’. 웅장한 북의 울림이 봄바람에 실려 퍼져나간다. 겨우내 웅크렸던 정신을 깨우듯 소리가 힘차다.

2월 23일 경기도 안성 중앙대 캠퍼스의 국악대학 연습실. 일반인들에게 아직은 낯선 신인 가무단인 ‘아시아 중앙가무단’ 단원 1백여명이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학교 뒷산 기슭에 설치해 놓은 50평 남짓의 천막에서 하는 연습이지만 열기는 진지하다. 3월 2일 1년의 개보수 작업을 마치고 재개관하는 세종문화회관 오프닝 콘서트의 초청공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 초청된 단체들의 이름만 들어도 ‘아시아 중앙가무단’의 실력이 무시못할 수준이란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 등과 같이 수준높은 기량을 자랑하는 단체들이 대부분이다.

‘아시아 중앙가무단’이 세종문화회관 앞 특설 무대에서 1천여 관객앞에서 펼칠 공연의 주제는 ‘소리여! 세종의 북소리여’이다. 대고, 중고, 노고 등 모듬북 70개와 사물들이 어우러져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장엄한 북소리를 통해 재개관의 힘찬 도약을 알리는 세종문화회관의 터를 눌러주려는게 기획의도다. 심금을 울려주는 쩌렁쩌렁한 북소리가 어찌나 힘찬지 모든 나쁜 기운이 금방 사라질 것만 같다. 또한 모듬북들이 만들어 내는 의성어는 전쟁터에서 출정을 앞둔 장수들의 비장함마저 느끼게 한다. 간결하지만 절도 있는 무용수들의 잽싼 몸놀림도 전통 무용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중앙대학교 타악연희과 학생들로 구성된 ‘아시아 중앙가무단’이 창단된 것은 지난해 8월. 1년도 채 안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평양에서 열린 ‘류경 정주영 체육관 기념행사’, ‘금강산 관광 5주년 기념공연’, ‘한중일 아시아 창단 공연’, ‘대만 원소절 국제 무용제’ 등 굵직굵직한 행사에 많이 초청됐다. 그 비결은 단장인 채향순 지도교수(48)의 스파르타식 연습지도와 국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에 있다. 채 교수는 가무단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방학중에도 하루 10시간 이상씩 단원들을 연습실로 불러들였다. 춤과 노래, 연주 등 국악의 모든 장르를 두루 섭렵하고 나비춤과 바라춤 등 불교작법무도 익히게 했다. 그래서 아시아 중앙가무단원들은 개개인의 파트와 장르가 따로 나눠져 있지 않다. 춤, 노래, 연주 등 공연의 레퍼토리가 일단 결정되면 1인 다역 시스템을 가동해 외부의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이런 숨은 노력 덕택에 빠른 시간내에 기성 가무단 못지 않은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올해도 ‘아시아 중앙가무단’의 달력은 많은 공연 일정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우선 3월 7일 서초동 국립국악원에서 열릴 ‘최승희 봄 댄스’를 비롯해 각종 정기공연의 초청, 한중일 아시아가무단 공연 등.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에게 우리 전통음악을 알릴 수 있는 그날까지 그들의 연습은 계속된다.
김주일 기자 | jikim@buddhapia.com
2004-03-02 오전 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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