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교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법당에 모셔진 불상과 석탑, 석등, 연화교 디딤돌의 연꽃무늬 장식의 아름다움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사원 건축 이해에 필요한 전문용어들과 도면, 사진 등을 적절히 배치해 읽는 맛을 더한다.
“우리 문화를 ‘글’로 배운 사람 눈에는 그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실제로 문화재를 만들고 수리하며 몸으로 배운 사람들의 눈에는 쉽게 포착이 되는 법이죠.”
신 원장이 15권에 이르는 ‘마음으로 보는 우리 문화’ 시리즈를 기획한 것도 이처럼 현장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정리하고 알리기 위해서다. 우리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애정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문화가 발전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유산을 착실하게 터득하는 방법은 여러 사람과 함께 가서 각자 자기 전공의 안목으로 살피고 얻을 지식을 터놓고 토론하면서 조목조목 정리하는 데 있습니다. 이 책도 결국 그 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쓴 것입니다.”
그의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은 무분별한 건축 관행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최근 지어지는 절에 가보면 만드는 사람들의 ‘목표’가 담겨 있지 않습니다.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는 것이죠. 도량을 꾸미는 본래 목적이 무엇인지 안다면 아무렇게나 건물 지어 올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천년고찰에서 지금 우리 시대에 어떤 건축을 지어야 하고 어떤 문화를 후대에 전해주어야 할지를 배워야 합니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우리 한옥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강좌를 열고 있는 신 원장은 앞으로 꽃담의 아름다움과 문화재에 나타난 한국의 짐승 등 자신의 경험으로 얻은 미의식을 알리기 위한 집필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토함산에 이룬 이상세계 불국사
신영훈 지음, 김대벽 사진
조선일보사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