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의 얼굴이 달라지고 있다. 새 봄부터 신임회장이 취임하는 불교학 관련 학회가 많기 때문이다. 3월이 되면서 학술대회 개최에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학회들.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도 있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도 있듯 학회장이 바뀌면서 각 학회마다 변화의 봄바람이 부는 것도 사실이다.
2월 26일 한국정토학회 4대 회장에 법산(동국대 불교대학장) 스님이 취임한 것을 비롯해 21에는 오출세(동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한국불교문화학회 2대 회장이 됐다. 한국불교학회, 불교학연구회, 보조사상연구원, 한국선학회도 수장이 바뀌었거나 바뀔 학회들이다.
한국불교학회는 지난해 11월 이평래(충남대 철학과) 교수를 회장으로 선출했다. 당시 한국불교학회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동대 외부인사가 회장으로 뽑혀, 불교학 연구 인력의 폭이 확장됐음을 보여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요즘 이평래 교수와 한국불교학회 회원들은 한국불교학회의 사단법인 등록을 위한 물밑작업에 한창이다. 불교학과 불교에 애정이 많은 지인과 사찰을 찾아 ‘사단법인 등록을 위한 기금 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 학회가 사단법인이 되면 대외적인 공신력을 인정받고, 후원금에 대한 세제혜택이 주어져 안정적인 재정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학술진흥재단 등재 후보로 올라있는 학회지가 등재지가 되는데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밖에도 이 교수는 현재 2년인 회장 임기를 1년으로 바꾸고 차기 회장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부처님 같은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독주(獨走)는 독(毒)이 될 수 있다”며 2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좀더 많은 회원이 주인 된 입장에서 학회에 참여해 ‘야단법석의 장’과 같은 학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불교학연구회는 이 학회의 산파라 할 수 있는 해주(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스님에서 이중표(전남대 철학과) 교수로 수장이 바뀐다. 불교학연구회는 역사는 짧아도 지난해 <불교학연구>가 학술진흥재단 등재후보가 될 만큼 내실을 갖고 있다.
3대 회장이 된 이중표 교수의 포부도 이와 연결된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불교학연구>가 등재 학술지로 선정되기 위한 노력을 최대한 기울일 예정. 이를 위해 연 2회 발행하던 학술지도 4회로 증간하고, 지금처럼 학술발표회도 매달 꾸준히 개최해 내실을 쌓는다.
보조사상연구원은 몇 년간 공석이던 원장 자리를 3월을 전후해 메우고, 법련사에 새 둥지를 틀게 된다. 원장에는 법산 스님 등 현 연구위원 가운데 한 명이 임명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또 젊은 학자들을 연구위원으로 보강한다. 연구 환경이 열악한 젊은 학자들의 연구의욕을 높이고, 사회적 이슈를 생산하는 동시에 이에 좀더 민감하게 반응하자는 뜻에서다.
김방룡 선임연구원은 “연구원은 기존 학자들뿐만 아니라 신진 학자들의 연구 활동을 지원해 불교학 발전에 기여하는 것도 하나의 목적”이라며, 이에 더해 “보조전서 강독 모임이나 스터디 모임을 활성화해 박사학위 과정에 있는 불교학계 후배양성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