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 염불이 전세계를 감동시켰다.
티베트 세랍 링(Sherab Ring) 사원의 염불을 담은 음반 가 2월 8일 LA에서 열린 그래미 상 수상식에서 최고 전통 음악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46회를 맞는 그래미(Grammy Awards)는 국제 음반업계에서 제정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다.
수상 소식은 곧바로 전달됐지만 세랍 링 사원은 평온함을 유지했다. 염불 수행을 이끄는 칼창(Kazhang) 라마는 "네, 소식은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라마들은 티베트 설날(로사 데이)을 위한 춤 준비로 무척 바쁘기 때문에 사진 촬영은 빨리 마쳐주시기 바란다"며 담담할 뿐이다. 음반을 함께 녹음한 20여 명의 다른 라마들도 춤 준비에 분주했다.
염불은 일상사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마하칼라 푸자(Mahakala Puja)'와 같은 염불 의식만도 한 달에 세 번 이상 열린다. 지난해 사원 지도자인 타이 시투바 린포체(Tai Situpa Rinpoche)가 녹음을 허락했을 때도 수상 따위는 염두에 없었다.
칼창 라마는 "염불은 세상의 평화를 위한 것이지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타이 시투파 린포체를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한 시간 30분 짜리 음반 속에 마하 무드라(Maha Mudra) 계통의 기도와 명상부터 세계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염불 등 담았다"고 말했다.
티베트 불교의 한 종파인 카규(Kargyu)파 사찰인 세랍 링 사원의 스님들은 이 염불을 수백 년째 해오고 있다. 이 음반은 나로파(Naropa)와 마하시다 틸로파(Mahasiddha Tilopa) 등 카규 파의 뛰어난 스님을 기리는 내용도 담고 있다. 녹음은 뉴질랜드의 티베트 불교신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미국 음반 회사인 낙소스가 제작과 보급을 맡았다.
16살로 가장 어린 템파 싱계(Tempa Singy)가 큰북처럼 생긴 'Nga Chin', 펄파 돌제(Phurpa Dorje)와 텐파 다와(Tenpa Dawa)는 오보에처럼 생긴 'Gyaling'의 연주를 맡았다. 또한 알프스 호른처럼 생긴 'Radung'과 심벌즈처럼 생긴 'Sil-nyen'과 'Rolmo'도 함께 사용됐다.
뉴욕=강유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