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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전 죽을 지도 모른다고 진단받을 만큼 심각한 병에 걸렸을 때 무작정 버스를 집어타고 도착한 곳이 바로 강화 전등사. 황 교수는 자비로운 부처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만 자신도 모르게 절을 하기 시작했다. 눈물을 흘리며 하염없이 절을 한 황 교수는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렇게 전등사와 인연을 맺은 황 교수는 수시로 전등사를 찾아 아침예불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에 미국 가기 3일전에도 전등사 부처님을 찾아 400배를 드렸다.
황 교수는 ‘생명공학’ 이라는 화두로 오로지 인류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방일 않는 정진과 하심이 몸에 밴 불자다. 지난 수년간 휴일과 명절을 반납한 채 하루 3시간 이상 잔 적이 드물 만큼 연구에 몰두했다. 연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미국 시애틀에 머물 때도 주최측이 예약한 고급 호텔을 마다하고 함께 간 연구원들과 하루 50달러도 안되는 허름한 모텔에 묵은 것은 그의 하심하는 자세를 보여준 일화다.
또 이번 연구로 많은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 국제특허 출원이 이어졌지만 특허 지분의 60%를 서울대학교에 넘겼다. 나머지도 이번 실험에 참여한 연구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 외국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너무나 풍족하면 도리어 나태가 온다’는 삶의 철학을 갖고 있는 그는, 더 많은 연구비를 타낼 수 있음에도 필요이상의 연구비는 사양한다. 말 그대로 ‘무소유 정신’에 투철한 그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좋은 소식을 어서 빨리 전하고 싶은 원력을 갖고 있다.
“새벽 예불 때 가끔 황우석 교수가 열심히 절 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고 전하는 전등사 주지 계성 스님은, “한번은 같이 차를 한잔 하다가 ‘배아복제를 종교단체에서 반대하는데 스님의 생각은 어떠냐?’고 물어 ”과학을 발전시켜서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데 쓰면 좋은 것이 아니겠느냐. 열심히 하기 바란다’고 대답했더니 얼굴이 밝아지더라”고 말했다.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명상으로 하루를 여는 황 교수는 “불교의 윤회(輪廻)사상이 내 연구의 철학적 배경이 된 것처럼, 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불교의 진리가 과학자들에 의해 입증될 것이고 따라서 인류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