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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참사 1주기 추모식
2월 18일 2.18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 1주기 범시민 추모식에서 제9교구본사 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사이렌 소리와 함께 대구시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이날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앞 도로변에는 꼭 1년전 지하철 참사로 한줌 흙으로 스러져간 192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유족과 부상자 가족,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ㆍ18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1주기 범시민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장에는 검은색 대형 추모제단이 설치됐으며 그 위에 1백98명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졌고 ‘아픔과 슬픔을 넘어 안전한 생명의 도시로…’등의 현수막이 걸렸다.

흰 국화와 흰 풍선이 흰색 물결을 이루는 가운데 희생자들의 넋을 모시는 진혼북 울림을 시작으로 거행된 이날 행사는 살아남은 자의 죄를 고백하는 ‘참회’ 퍼포먼스, 유가족, 정부인사 추모위원 등의 분향, 헌화, 6대종단의 종교의식으로 이어졌다.

불교의식 집전에는 동화사 스님들이 <반야심경> 봉독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고인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제9 교구본사 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250만 대구시민이 서로 한마음으로 화합하여 희망이 있고, 행복이 가득한 대구를 만들어가야만이 산화한 영령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될 것이며, 참사의 아픔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월 18일 2.18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 1주기 범시민 추모식에서 동화사 스님들이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고인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일부 유족들이 참사 수습 과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정부와 대구시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잠시 벌어졌던 이날 행사는 희생자 대책위원의 경과 보고와 추모시 낭송, 지하철 안전 시민협약식을 끝으로 오전 11시 30분경에 마무리됐다.

이날 대구시 곳곳에 ‘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 생명의 역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추모음악회와 그림전, 참사 다큐멘터리 상영 등의 추모 문화행사가 이어진 가운데 감천사, 감천복지재단은 대구어린이회관 연주홀에서 테너 심송학, 소프라노 주선영 씨가 출연하는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음악회를 개최했다.

한편 동구 선광사는 사찰 외벽에 9m×7.5m의 대형 괘불탱화를 모시고 야외에 법단을 설치해 지하철 참사 196명의 원혼을 달래는 49일간의 1천배 정진 기도 입재에 들어갔다.

다음은 지성 스님 추도사 전문.

추 도 사 (지성스님)

오늘, 이곳 천년의 민족혼이 살아 숨쉬는 대구에서 ‘지하철 참사’1주기를 맞이하여 희생자대책위원회와 유족회, 그리고 시민단체들과 대구지역 천주교, 천도교, 원불교, 유교, 기독교, 불교 등 6개 종단의 종교인들과 수많은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범시민 추모행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참으로 뜻 깊은 자리입니다.

또한 그날의 크나큰 충격과 고통, 그리고 형용할 수 없이 깊은 슬픔도 아직 우리곁을 떠나지 않고 생생히 남아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작년 2월 18일 우리지역에서 일어난 ‘지하철 참사’는 192명이란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빼앗아간 참으로 하늘이 놀라고, 땅이 통곡할 우리 모두의 비극이었습니다
.
아무리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라지만, 이렇게 허망하게 산화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리움과 안타까움으로 그때나 지금이나 전국에서 그날의 비극을 잊지않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영가와 유족, 그리고 모든 이들이 다시는 이러한 비극을 재현치 않게 해 달라는 외침으로 현장으로 달려와 위로를 다짐을 하고 있건만, 한번 간 생명은 허공에 메아리일 뿐 다시는 돌아오지 않고 혈육 잃은 가족들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긴 채 통한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님들이 못다 한 꿈, 그대들의 희망, 그대들의 삶을 절대 잊지 않겠기에 남아있는 우리들이 그대들의 꿈과 희망을 이루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이는 2*18 지하철 참사를 당한 대구시민의 분열된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고, 좌절과 안전에 대한 불신으로 하루하루를 불안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희망과 평화의 새로운 메시지를 다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1주기 추모행사를 통해 우리 대구를 상생과 평화, 생명과 희망의 도시로 변화해 나가는데 참여한 모든 이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유가족과 대구시민여러분!
지하철 참사 영령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엄연한 교훈은 ‘지하철 참사’가 이웃에서 소외되고, 그 심성이 황폐화된 한사람의 돌이킬 수 없는 죄업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바로 이웃사랑과 타인에 대한 이해, 대화와 타협 등 상생의 사회적 가치를 잃어버리고 반목과 불신, 물질적 이득만을 절대시하는 풍조를 추구한 우리들 자신의 사회적 죄악이라는 사실입니다.

물질의 풍요가 인간의 생활을 행복하게 해 주기도 하지만, 물질적 풍요만을 지향하고,또 그것이 사회의 지배적인 흐름으로 간다면 우리는 ‘배는 부르되 행복을 모르는 아주 어리석은 사회’를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250만 대구시민이 서로 이해하고 용서해 한마음으로 화합하여 희망이 있고, 행복이 가득한 대구를 만들어가야지만 산화한 영령들의 죽음도 헛되지 않게 될 것이며, 참사의 아픔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아픔과 슬픔을 넘어 평화롭고 꿈이 있는 우리 대구를 다함께 만들어 갈 것을 다짐합시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1주기 범시민추모위원회와 동참한 대구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간절히 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과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2004. 2. 18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1주기 범시민추모위원회
배지선 기자 | jjsun@buddhapia.com
2004-02-20 오전 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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