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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기자간담회 내용.
△취임1주년을 맞는 소회가 어떤지?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엄청 바쁘게 생활해 그러다 쓰러지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평소 생활을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특별히 바쁘다고 생각지 않는다. ‘함께 하는 종단, 신뢰 받는 종단’ 대안 제시에 고뇌했을 뿐이다.
△17대 총선에 대한 조계종의 입장은?
→정치인들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성직자가 낙선이나 지지 운동을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가 요구하는 정치인의 길은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또 다른 종교에서 정치적인 단체를 만든다고 우리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불자들이 스스로 되돌아보며 (후보자들을) 혜안으로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불자 정치인을 적극적으로 미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자들이 불자 정치인을 밀고 기독교인들이 기독교 정치인들을 밀면 반목과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이왕이면 불자가 좋지만 지역과 국가, 불교 발전을 위한 안목이 필요하다.
한편 불자였다가 다른 곳(종교)으로 가는 것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그러한 것을 새로운 본보기로 삼아서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힘을 모아야 한다.
△3월 임시종회를 앞두고 멸빈자 사면에 대한 생각은?
→종정 스님의 교시는 ‘원융화합’이었다. 사면도 화합 측면에서 해야지 아니면 종단 소용돌이도 배제할 수 없다. 화합만 이뤄지면 종헌 개정을 통한 것이든 어떤 것이든 문제될 게 없다. 문제는 어떻게 수용하고 이해하며 포용하는 것인가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불자수가 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대한 생각은?
→불자수가 줄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에 대한 대안을 만들 각오가 돼 있느냐다. 2%가 줄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불자수는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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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는 건설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오늘의 고통을 고통이라 생각하면 미래는 없다. 오늘의 고통을 내일의 거울이나 이정표라고 생각하면 고통은 쉽게 허물어 질 것이다.
△조직진단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조직을 짤 것인가?
→94년 종단 개혁 이후 10년이 지나 변화한 사회에 조직이 부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결과를 바탕으로 입법기관의 심의나 예산 편성, 대중공청회 등의 의견수렴을 할 것이다.
△승가교육 개선과 관련해 현 강원을 대학원 형식의 전문교육기관으로, 중앙승가대를 기본교육기관으로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관한 생각은?
→승가교육제도개선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켜 세미나 등을 개최해 새로운 인재 교육을 위한 제도와 틀을 마련할 것이다. 성직자들은 기본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나 지금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옛날에는 성직자들이 수행만 하면 됐지만 현재는 수행과 사회교화를 동시에 해야 한다. 교육제도 개선은 ‘새로운 승가상 구현’에 다름 아니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개관 예정인 불교중앙박물관에 대해 항온 항습 문제 등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현대는 박물관 옆에 화장실이 있어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하다. 우려할 필요 없다.
△제3세계 불교 지원에 대한 생각은?
지난 번 스리랑카 방문 때 ‘신흥 종교가 들어와 스님들을 공부시키고 나면 다른 종교로 옮긴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때 스리랑카도 생활불교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는 비단 스리랑카 문제만이 아닐 것이다. 외국인노동자상담센터를 만드는 것도 이러한 문제와 연관된 것이다. 불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의지할 곳을 만들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