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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연구소, 한·일 공동 초조대장경 전산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고려대장경 연구소(소장 종림)가 한·일 공동 초조대장경 전산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연구소는 2월 18일 이와 함께 고려대장경 번역과 관련 ‘남북 공동 고려대장경 번역 비교 및 표준화 방향 학술대회’ 개최, 고려대장경 2004년 최종판 출시 등을 포함한 2004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연구소가 2002년부터 추진해 온 한·일 공동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 전산화 사업은 예산부족으로 그동안 사업에 진전을 보이지 못했으나, 올해 문화관광부 예산 3억원 지원이 확정돼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국내 초조대장경(2004년)과 일본 소장본(2005년)을 수집, 정리해 전산 DB로 구축한다. 또 검색 시스템을 개발해 인터넷상에 공개하고, 해제 작성 후 초조대장경 영인본도 출판할 계획이다.

11세기 77년에 걸쳐 완성된 국내 최초의 대장경인 초조대장경은 임진왜란 등을 거치면서 일본으로 유출돼 현재 국내 소장본은 3백여 권에 불과하고 일본에 2천 4백여 권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국내 소장본도 분산돼 소장돼 있고, 소재파악이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초조대장경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불교문화유산으로서 초조대장경의 중요성을 재평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종림 스님은 “이로써 대장경의 새로운 판본을 하나 더 갖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 의의를 설명했다.

올해 8월 평양 개최를 목표로 하는 ‘남북 공동 고려대장경 번역 비교 및 표준화 방향 학술대회’는 남북 학술용어를 표준화하는데 불교를 매개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연구소는 2001년 북한 사회과학원 민족고전연구소(소장 최태권)에서 번역 출판한 <선역본 팔만대장경>을 출간하고, 2002년 1차 <대장경 남북번역용례자료집>과 2차 <대장경 남북 번역 용례 및 통일안>을 정리한 바 있다. 1차 작업에서는 고려대장경을 번역에서 남측과 북측이 서로 다르게 사용하는 단어 9만 8천여 개를 추출했고, 2차 작업에서는 이 가운데 1천3백여 개에 대한 용어 설명을 덧붙였다.

따라서 학술대회는 이 같은 그동안 남북한 학자들의 의견 교환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려대장경의 남북번역용례 비교 및 표준화 방안 모색 △고려대장경의 관습음처리 관련 남북용례비교 △고려대장경의 역경번역에서 해결할 몇 가지 문제 △고려대장경의 고역과 신역 용어처리와 그 문제적 특성처리에서 해결할 몇 가지 문제 △한문으로 된 불경번역에서 허사의 처리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구소가 4월경 최종판을 출시하는 <고려대장경 2004>는 2000년도 판에서 지적된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한 고려대장경 전산화를 마무리할 결과물이다. 2004년도 판은 신수대장경과 직접 비교해 볼 수 있고, 고려본과 신수본의 글자오류, 판본 차이를 규명해 별도로 기재했다. 한글, 영어, 범어, 티베트어, 빨리어 등 로마자 표기에 따른 검색이 가능한 불교용어 사전 기능도 갖고 있다.

연구소는 이외에 지난해에 이어 통합대장경 목록 구축 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해인사 대장경판 디지털화 사업·동판대장경 사업에 참여한다. 또 1998년부터 매년 개최했던 ‘불교의 과학과 철학’ 학술세미나를 올해에도 열고, 불교학계의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오유진 기자 | e_exist@buddhapia.com
2004-02-19 오전 8: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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