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의회도서관을 비롯해 주요 대학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불교관련 영문서적이 매우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한국불교는 도서목록집의 주제어에 조차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출판되는 주요 서적, 논문을 관련 내용과 주제로 분류한 <미국의회도서관 종합목록집(LCSH, Library of Congress Subject Headings)>의 27만 여 주제어 색인 중 한국불교 관련 색인은 200여개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2002년 제 25차 개정판 기준).
이 목록집에는 ‘불교(Buddhism, Buddhist)’를 주 색인으로 약 1500여개 이상의 전 세계 불교서적, 관련 논문들이 명시되어 있다. 이 중 한국불교 서적은 개괄적인 한국불교 교리와 배경, 역사 등에 대한 것뿐이다. 게다가 한국 근ㆍ현대불교와 조계종, 천태종, 태고종 등 주요종단, ‘선(Seon)’ 등 한국수행법에 대한 키워드는 찾아볼 수 없다. 또 한국불교 역사 서적이 1392년까지 명시된데 비해 일본불교 서적은 서기 794년부터 1945년 이후의 역사 서적을 비롯, ‘젠(zen)’, 조동종, 정토종, 임제종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미 의회도서관은 1899년부터 체계적인 자료정리를 위해 목록법, 분류법 등을 도입, 1970년대부터 매년 종합목록집을 발간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도서관이 어떤 종류의 서적을 보유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자료인 이 목록집은 현재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주요 국가에서 도서분류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일본, 티베트 관련 영문 불교서적이 수천 권에 달하는데 비해 한국불교 관련 서적은 30여 권에 그쳐 이에 대한 지적이 계속돼 왔다.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색인학을 공부한 부다피아(www.buddhapia.com) 책임자 청월 스님은 “한국불서가 부족하고, 이에 대한 색인조차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불교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며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한국불교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알릴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또 “한국불교의 활발한 국제포교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영문서적이 제공되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해외 출판사와의 연계, 한국불교 영문서적 출판 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