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사지 서(西) 삼층석탑(국보 제112호)이 8월부터 해체 보수되고, 감은사지 동 삼층석탑과 불국사 다보탑(국보 제20호), 삼층석탑(석가탑·국보 제21호)은 전면 보수정비 된다.
경주석탑보수정비사업단(단장 윤광진·이하 사업단)은 “지난해 실시한 석탑 4기에 대한 안전진단 내용을 12월 문화재 위원회에 보고한 결과, 보수 정비키로 결정했다”며 “이달 중 설계용역을 발주해 감은사지 서탑 해체 보수를 시작으로 2006년 12월까지 전면적인 보수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1960년 전면 해체 보수됐던 감은사지 서탑은 44년 만에 다시 해체 보수하게 된다. 사업단의 안전진단 결과 감은사지 서탑은 신문왕 2년(682년) 만들어진 이후 1300여년을 바닷바람 염분에 노출돼 가장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화가 심해 석탑 부재 곳곳의 표면이 떨어져 나가고, 3층 옥개석 받침석이 내려앉아 있는 것은 물론 부재가 맞닿는 부분이 5cm이상 떨어져 있었다. 또 1·3층 옥개석 등에는 암석이 떨어져 나간 뒤 생긴 구멍도 발견됐다.
이에 대해 사업단 고정주 씨는 “해체 보수 방법이나 순서는 일단 3층 옥개석을 해체 한 뒤 위에서부터 단계적으로 내려올 것”이라며 “부재별 처리 방법은 관계전문가들과 합의를 거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 보강처리 결정된 나머지 석탑 상황과 해체보수 진행과정
이번에 보강처리가 결정된 석탑 3기는 감은사지 서탑의 해체 보수 이후 차례로 정비작업이 진행된다.
1996년 해체 보수한 후 8년 만에 다시 정비에 들어가는 감은사지 동탑은 그동안 ‘적심이 내려 앉아 탑 부재에 변형이 왔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또 2000년 실시했던 안전진단에서는 표면 풍화와 생물 서식 등의 문제점이 지적된 후, 2년이 지나서야 보수가 결정돼 석탑을 방치해왔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감은사지 동탑은 이번 안전진단에서 동·북측 1층 옥개석은 옥개받침석과 4.5cm 정도 사이가 벌어져 있고, 각 부재에 부분적으로 균열이 발견돼 전반적으로 풍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불국사 다보탑은 조각이 정교한 만큼 석재의 피로도가 커 풍화가 심하며, 상륜부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대각선 균열을 보였다. 석가탑은 내시경 검사 결과 적심이 침하돼, 상·하층 기단 갑석의 모서리 들림, 하층 지대석 교란 현상을 보여 사업단이 해체보수를 건의하기도 했다.
해체 보수 공사가 결정된 감은사지 서탑은 미륵사지 석탑보수정비에 도입된 것과 같은 철골구조의 가설 덧집을 설치하고, 구멍이 난 부분은 동일한 석재를 깎아 넣거나 비슷한 재질로 메운다. 또 부재의 풍화가 심한 것을 고려해 우레탄 폼을 씌워 통째로 드러내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불국사의 두 탑은 사찰 내에 위치해 있고, 불국사의 관람객이 많은 만큼 불국사 측과 협의해 공사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석탑 정비를 위해 설치하는 비계가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다보탑 공사가 끝난 후, 석가탑 정비에 들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