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식은 이래서 나쁘고 저 음식은 저래서 나쁘고….”
소비자들이 식단에서도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환영받지 못하는 음식’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자연친화적이고 영양가있는 음식들이라 해서 쌍수들고 무조건 환영할 수는 없는 노릇. 인간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의 모든 음식들이 독성물질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해독식품’을 말한다. 몸속으로 무심코 흘러든 ‘나쁜 성분’들을 자연스레 걸러내 주는 ‘착한 음식’ 해독식품.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환경호르몬 해독= 다이옥신은 환경호르몬의 일종으로, 1g의 양으로도 수많은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최악의 맹독성 물질이다. 이 같은 다이옥신의 97~98%는 음식물을 통해 몸으로 유입된다. 화학공장 주변 등의 풀, 또는 그것을 먹은 가축들을 사람이 직접 먹게 되면서 얻는 결과다.
녹차에는 다이옥신 흡수를 억제하고 배출하는 성분이 들어있다. 녹차의 식이섬유는 다이옥신을 흡착해 변으로 배설시키고, 녹차의 클로로필(엽록소)은 다이옥신과 결합해 소화기관의 다이옥신 흡수를 막는다. 식이섬유와 엽록소를 그대로 섭취하려면 티백보다는 가루 녹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인삼 역시 다이옥신 계열의 제초제인 고엽제를 해독하는 성분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삼연초연구원 김시관 박사는 고엽제와 홍삼에 관한 실험을 통해 “인삼은 환경호르몬에 의한 고환, 간, 신장 기능의 저하를 방어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삼 성분과 만나 산화작용을 일으키는 ‘철’ 성분을 주의하여 유리 그릇이나 약탕기를 이용해 대추, 생강 등과 함께 달여 먹으면 된다.
△중금속 해독= 불고기보다 우수한 아미노산, 일반 채소보다 10배 많은 엽록소를 가진 클로렐라는 해독효과 역시 단연 으뜸이다. 클로렐라는 호수 등 민물에 서식하는 녹조류 플랑크톤으로, 자체 함유된 칼슘ㆍ아연 성분들을 이용해 카드뮴의 소장흡수를 저해한다. 또한 카드뮴이 주로 쌓이는 간장이나 신장 등에서 저분자 금속결합 단백질을 생성, 카드뮴의 독성을 중화시켜준다. 시중에 나와 있는 분말 형태의 클로렐라를 구입, 국수나 냉면에 넣어먹거나 다른 식품에 첨가해 먹으면 좋다.
채소와 과일도 해독을 돕는다. 사과 속의 펙틴은 장에 젤리 모양의 벽을 만들어 유독성 물질의 흡수를 막고 장안에서의 이상 발효도 방지한다. 도토리묵의 에이콘산은 중금속, 우라늄과 같은 방사능물질을 중화시켜준다. 미나리의 식이섬유도 유해물질 해독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오염된 하천 옆에 미나리 밭을 만들어 효과를 기대할 정도다. 우엉과 연근에도 중금속을 흡착, 배출시키는 섬유소가 풍부해 해독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산야초 가운데 청미래 덩굴은 수은중독을 풀어준다 해서 민간요법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 니코틴ㆍ알코올 해독= 니코틴 금단증상은 니코틴을 몸 밖으로 완전히 밀어내야 빨리 극복될 수 있다. 미역, 다시마, 김과 같은 해조류에는 니코틴을 해독하는 메틸메티오닌이 들어있어 해독식품으로 인기가 많다. 복숭아와 된장 역시 혈액 속의 니코틴을 분해시켜 소변으로 내보내는 기능을 돕는다.
감에 많이 들어있는 과당은 혈액 속의 알코올을 분해시킨다. 감의 타닌 성분은 알코올 섭취로 인한 교감신경의 흥분도 억제해 술이 빨리 깰 수 있도록 한다. 칡 역시 뿌리를 말려서 달여 먹으면 술독 해소에 좋다.
니코틴과 알코올을 동시에 해독시키는 식품도 많다. 솔잎은 그냥 씹기만 해도 과음으로 인한 속쓰림을 해결해 주지만, 니코틴 독을 제거하는 성분도 다량 함유돼 있다. 다시마 역시 날다시마 채로 질겅질겅 씹어 먹어도 니코틴ㆍ알코올 독소 제거에 도움이 된다. 문어를 살짝 데쳐서 날 양파와 함께 먹으면 효과가 더욱 좋다. 최근 많은 식품에 응용되고 있는 검은콩도 훌륭한 해독제가 된다. 검정콩과 감초를 함께 달인 ‘감두탕’은 니코틴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 뿐 아니라 다른 약물 중독해소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