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 종합 > 종단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동안거 해제법어
사진=박재완 기자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이 2월 5일 계미년 동안거 해제일을 맞아 3일 해제법어를 발표했다.

법전 스님은 ‘정병(淨甁)을 건드리지 말고 물만 가져 오너라’라는 제목의 법어에서 “남전선사가 ‘정병은 경계이다. 그대는 경계를 건드리지 말고 물을 가져오라’고 하니 등은봉 스님은 정병을 가져다가 선사의 앞에서 쏟아버렸는데 남전선사는 이를 ‘함부로 쏟은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함부로 쏟은 것이라고 했겠습니까”라고 묻고는 “한철동안 정진 끝에도 알아차리지 못한 대중이 있다면 해제길이 곧 결제길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전 스님은 또 “등은봉 스님은 남전선사에게 정병으로 인해 한소리를 얻어 듣고는 자기의 공부경계를 내보였으나 결국 제대로 된 안목을 인정받지 못했다”며 “도라고 하는 것은 너무 급하게 서둘러도 이루지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느슨하게 한다면 이 역시 공부를 이루지 못하며, 이미 피리 불기에 능숙하다면 박수 치는 것에도 능해야 하며, 만일 박수치는 것에 능하지 못하다면 피리를 부는 이가 헛수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법문했다.

다음은 법전 스님의 해제법어 전문이다.

'정병淨甁을 건드리지 말고 물만 가져오너라'
조계종정 도림법전

안중무예휴도괄 眼中無예休挑刮하고
경상무진불용마 鏡上無塵不用磨니라
신각출문행대로 信脚出門行大路하고
횡담주장창산가 橫擔(手+主)杖唱山歌로다

눈에 티가 없으니 긁으려 하지 말고
거울에 먼지 없으니 닦지 말아라.
발길 따라 문을 나서 대로를 걷되
주장자를 옆으로 메고 청산가를 부른다.

남전南泉선사는 등은봉鄧隱峰스님이 참문하려 오는 것을 보고는 정병淨甁을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

“정병은 경계이다. 그대는 경계를 건드리지 말고 물을 가져오라”
이에 등은봉이 정병을 가져다가 선사의 앞에서 쏟으니 선사가 벽력같이 말했습니다.
“그만 둬."
이에 귀종歸宗선사가 말했습니다.
“등은봉도 또한 함부로 쏟은 것이니리라.”


등은봉 스님께서 해제를 하고서 남전선사를 찾아 갔습니다.
정병은 납자들이 길을 다닐 때 물을 넣어 다니는 병입니다.
마시기도 하고 또 뒷물을 하는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 정병의 물을 두고서 남전선사와 등은봉 스님이 한 거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등은봉 선사는 거꾸로 서서 열반에 든 종문宗門의 대종장大宗匠입니다.
해제를 하고서 만행을 다니며 가는 곳마다 선지식과 한판을 겨루고는 사라지곤 했습니다.

등은봉스님은 만행을 하면서 말없는 가운데 우레소리를 내기도 하고 멱살잡이도 하고 때로는 미끄러운 길에서 헤매기도 하면서 길을 다녔습니다. 해제를 하고서도 많은 선지식을 참방하면서 법을 물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남전선사에게 정병으로 인하여 한소리를 얻어 듣고는 자기의 공부경계를 내보였으나 결국 제대로 된 안목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였습니다.

도라고 하는 것은 너무 급하게 서둘러도 이루지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느슨하게 한다면 이 역시 공부를 이루지 못합니다.
이미 피리 불기에 능숙하다면 박수 치는 것에도 능해야 합니다.
만일 박수치는 것에 능하지 못하다면 피리를 부는 이가 헛수고를 하게 될 것입니다.

해제대중들에게 묻겠습니다.
남전선사가 “정병은 경계이다. 그대는 경계를 건드리지 말고 물을 가져오라”고 하니 등은봉 스님은 정병을 가져다가 선사의 앞에서 쏟아버렸는데 이를 ‘함부로 쏟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등은봉 선사가 함부로 쏟은 것이라고 했겠습니까?
한철동안 정진 끝에도 알아차리지 못한 대중이 있다면 해제길이 곧 결제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남전부지정병 南泉不指淨甁이어니
은봉하증사수 隱峰何曾瀉水리오
종교타와찬구 從敎打瓦鑽龜나
불법부재저리 佛法不在這裏니라.

남전이 정병을 가르키지 않았거늘
등은봉이 어떻게 물을 쏟았겠는가.
아무리 기와를 깨고 거북껍질을 태우더라도
불법의 도리는 거기에 없구나.

2548(2004) (음)1.15 동안거 해제일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
2004-02-03 오전 10:50:00
 
한마디
후닥닥 달려가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질하여 한대접 드리고 삼배올려봄이 어떠까요........
(2004-02-04 오전 1:07:50)
19
남전南泉선사는 등은봉鄧隱峰스님이 참문하려 오는 것을 보고는 정병淨甁을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 “정병은 경계이다. 그대는 경계를 건드리지 말고 물을 가져오라” 이에 등은봉이 정병을 가져다가 선사의 앞에서 쏟으니 선사가 벽력같이 말했습니다. “그만 둬." 이에 귀종歸宗선사가 말했습니다. “등은봉도 또한 함부로 쏟은 것이니리라.” 남전 선사 왈; “정병은 경계이다. 그대는 경계를 건드리지 말고 물을 가져오라” 김 명상 왈; 원래 정병의 경계가 없으니 건드리지 않아도 물은 이미 나왔소이다. 물 맛 보실라우!!
(2004-02-03 오후 2:47:56)
21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9.18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