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 스님이 1월 27일 동국학원 새 이사장에 추대됐지만 앞으로의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아 보인다. 당장 풀어야 할 현안들이 도처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우선 눈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불교계의 ‘뜨거운 감자’인 일산 불교종합병원 개원 문제다. 당초 2002년 안에 개원하려고 했던 불교병원은 2003년 6월, 2005년 3월로 개원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학교 신인도 하락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만큼 병원 개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고, 홍기삼 총장도 “경영 컨설팅 결과 2008년부터는 흑자 운영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병원 개원을 위한 정관 개정은 1년 넘게 이사회 통과를 못해 개원 문제는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전멸’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위기론이 고착화된 불교대학도 비껴갈 수 없는 화두다. 1996년 ‘대학원 중심 대학’ 선언 이후에도 대학원 전담 교수 한 명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진로 고민과 교육의 질에 대한 불만은 학부ㆍ대학원생 모두에게 쌓여있다. 동국대가 세계적인 불교학 연구의 중심 대학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현재 5명뿐인 불교문화연구원의 확대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2006년 건학 100주년을 앞두고 이후 100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것도 새 이사장의 몫으로 남게 됐다.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한 대학의 특성화, 대내ㆍ외적인 재정확보 노력, 연구풍토 및 학풍 쇄신, 종단과 재단ㆍ학교 간 신뢰 회복 등을 함께 풀지 않고서는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지관 스님과 현해 스님 중 누구를 추대할 것인가를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토론 벌인 이사회 내부의 결속력을 다지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