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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대장경 역경 사업에 매진해온 동국역경원장 월운 스님은 최근 <화엄청량소초현담기(華嚴淸凉疏(金+少)懸談記)> 2권을 편찬하고 “한문으로 편찬해 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좋은 법보를 천하의 동호인과 나눔으로써 교학에 눈밝은 좋은 학인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고 출판 소감을 밝혔다.
<화엄청량소초현담기>는 중국 화엄 5조인 청량 징관 스님이 저술한 <화엄청량소초>에 대한 총론서. <화엄청량소초>는 화엄경 전체의 대의를 소개한 책으로 중국에서조차도 여러 주석서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조선후기 연암유일과 인악의소 스님이 개인적 사상을 첨가해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사기(私記)가 전해내려 온다. 즉, 화엄경 주석서의 주석서인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기는 정확히 저술자를 알 수 없고 초서로 필사된 것이 많아 그동안 강원의 대강백들도 그 뜻을 알지 못했다.
“사기는 우리나라 승가에서만 있는 독특한 문화유산으로 강백이 자신의 제자가 강사로 처음 강의를 나갈 때 그 법을 인정하는 전강신표(傳講信表)이자 원전소개, 낱말풀이, 해석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교사용 지침서입니다. 그러나 사기는 모두 필사한 것으로 오탈자 등으로 내용이 정확하지 않고 일반 초서와 다른 불교만의 고유한 초서로 쓰여져 초서에 능통한 한문학자나 강원의 강백들도 쉽게 그 뜻을 알지 못해 전국을 돌며 사기를 모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조계종 교육원의 후원으로 발행된 이 책은 능엄학림 3기 연구생들이 매일 경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논강과 월운 스님이 이를 검증하는 문강과정을 거쳐 공부한 내용을 정리한 것. 월운 스님은 그동안 능엄학림 연구생들과 <화엄청량소초>의 색인집이라 할 수 있는 <과도집(科圖集)>과 <화엄십지품사기삼가본(華嚴十地品私記三家本)>을 편찬했었다.
“이번에 편찬한 책에는 ‘유망기’, ‘현담기’, ‘발병’ 등의 이름으로 저술된 사기를 모아 정리 했고 아직 정리하지 못한 사기는 앞으로 2권 정도로 출간할 계획입니다. 이 작업이 끝나면 강원의 중간과정에 해당하는 사교과정의 능엄경, 기신론, 원각경, 금강경의 사기를 모아 책으로 편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