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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종 통리원장 효암 정사
사진=박재완 기자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한 종단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이의 실현을 위해 각 종단은 다양한 종무지표와 종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한국밀교 대표종단으로 꼽히는 진각종도 올해 ‘수행과 포교의 조화’에 바탕을 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 진각종 효암 통리원장으로부터 진각종의 종무기조와 핵심사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교학·교법체계 연구 성과와 비전은.

진각종은 제2도약이라는 중요한 시점에서 지난해 불교사의 흐름을 좇아 인도 중국 몽골 등 밀교 고찰들을 탐방했다. 그 역사적인 현장에서 육자진언과 금강계 37존 만다라의 장엄함을 확인했다. 진각종조 회당대종사의 교법이 시공을 초월한 ‘밀법(密法)의 진수’임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육자진언을 신앙의 원천으로 하여 37존 제존 여래를 본존으로 하는 종단의 교상은 한국밀교와 티베트밀교에서 보이는 독특한 형태다. 현재 티베트밀교가 세계불교의 중심에 있는 것을 볼 때 앞으로 한국밀교가 나가야할 방향은 이미 제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밀교를 중흥하는 종단으로서의 맥을 잇는 방법은 회당대종사께서 남긴 유훈을 정확히 알고 잘 받들어 실천하는 것이다.

◇올해 진각종의 지표는 무엇인가.

지난해 교학·교법체계 확립과 지역교구의 역량 강화에 집중하면서 종단의 정체성 확립에 치중해 왔다. 혹자는 집행부의 지도력 부재 등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제2도약을 위한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올해에는 포교사업의 강화와 경주 산내연수원의 본격적인 개발, 새로운 재정수입의 개발에 힘써 나갈 계획이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종교의 생명력은 포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체계화된 신교도 조직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산내연수원이 교육·수행 본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수련원 불사 등 올해부터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포교활성화를 위해 어떤 사업을 구상하고 있나.

포교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포교주체인 심인당과 지역교구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현재 교구를 효율적으로 분할하고 신행조직 체계를 정비해야 지역포교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신교도 조직간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동시에 신교도들의 재교육을 짜임새 있게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법노장제도도 부활된다. 창종 초기 운영됐던 법노장제도는 지역을 구역으로 나누어 신교도를 관리하는 일종의 포교사 제도라 할 수 있다. 당시 법노장제도는 오늘날 종단을 반석위에 세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이 제도를 정착시켜 법노장들이 지역포교의 주체로써 그 역할을 다하게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각 심인당을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도량으로 탈바꿈시켜 나간다. 현재 심인당은 신행도량의 기능에 국한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지역적 특성에 따라 교육·문화·복지가 이뤄지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새로 건립하거나 증축하는 심인당은 반드시 시민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확보해 나가겠다.

◇출가승제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출가승제도를 시행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창종 초기 출가승이 있었고 현재도 독신승이 남아 있다.

제도가 시행된다면 수행과 포교의 조화를 이루어 명실상부한 밀교종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현재는 원로급 스승을 비롯해 종단내 여론을 수렴을 거쳐 종헌·종법을 개정하는 수준이다. 중앙종의회에 상정되지 않은 안을 미리 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발표를 보류하고 있는 것이다.

◇종립 위덕대의 군승파송학교 지정이 여전히 안개 속이다.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우리 종단의 입장만 생각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미묘한 사안이다. 조계종이 군승특별교구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군포교에서 다른 종단을 배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군포교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종단간 화합마저 해칠 수 있다.

당장 위덕대를 군승파송학교로 지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단 차원의 군법당 지원도 지속하면서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천태종도 금강대 졸업생의 군승파송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본다. 종단의 이해관계를 떠나 같이 논의하고 함께 군포교에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진각종과 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불교의 핵심은 교법의 실천에 있다. 외형과 형상에 얽매이는 불교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다. 형상을 벗은 진리를 행하는 가르침이야말로 수승하다 하겠다. 그러나 요즘 불교는 껍데기를 숭상하도록 하는 잘못된 풍토가 자리잡고 있다. 진각종은 심인진리의 구현과 생활속의 불교를 이루는 종단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를 위해 종단의 재정과 행정을 투명하게 처리해 나가겠다. 아울러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인 화합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
2004-01-29 오후 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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