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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사지 느티나무 ‘역사 경관 기념수’ 지정
“저는 감은사지 느티나무입니다. 감은사지 3층 석탑(국보 제112호)과 함께 450여 년 동안 감은사 터를 지켜왔죠. 수 백 년 전 감은사지를 뛰어다니던 동네 꼬마 녀석들과, 두 손을 꼭 모으고 탑돌이를 하던 이름 모를 스님을 모두 기억하고 있어요. 최근 40여 년 동안에는 감은사 터 여기저기를 들춰보는 사람들 때문에 좀 시끄럽기도 했고, 당산제를 지내던 사람들이 모두 떠나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사람들이 석탑에만 관심을 가져서 질투 나기도 했지만, 여름이면 제가 만든 그늘 아래서 감은사 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땀을 식혀 주는 일이 저의 낙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이 제가 ‘감은사지 역사경관 기념수’로 지정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1월 26일 문화재청에서 ‘문화재지역 수목 보존·관리 지침’을 마련해 문화재 지역에 있는 수목 가운데 수령이 100년 넘거나 상징성 있는 나무를 ‘역사경관 기념수’로, 이외에는 ‘문화재 경관수’로 정해서 특별관리하기로 했다는군요. 드디어 사람들이 우리 나무를 단순한 조경수가 아닌 문화적 가치를 지닌 생명 문화재로 인식한 겁니다. 제가 ‘역사경관 기념수’로 지정되면 매년 2번씩 건강검진도 받고, 아플 땐 치료도 해 준다니 500살이 넘어도 이젠 걱정 없습니다.

저처럼 한 그루만 덩그러니 서 있지 않고, 문화재 지역에 조성된 숲 친구들은 ‘문화재 경관림’으로 지정해 5년 마다 자라는 나무 종류와 그 분포, 위치를 조사한데요. 그리고 외래 수종이나 너무 빨리 자라는 속성수종을 제거하고, 산불예방 시설도 설치해서 보존관리 한다는 군요. 그동안 천연기념물 이젠 안심하고 아름다운 문화재 경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유진 기자 | e_exist@buddhapia.com
2004-01-29 오전 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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