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수필이라고 하면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가벼운’ 글이라 생각하기 쉽다. 물론 ‘쉽게 쓸 수 있다’는 것이 수필이란 장르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연륜이 묻어나는 한 편의 수필은 그 어떤 경구보다 가슴에 깊이 와 닿는다.
“마음먹은 대로 그것은 또 애쓴다고 되는 일도 아니어서 일찍이 시인 도연명도 술항아리를 기울이며 탄식해 마지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것은 없다. 한 나무에도 일찍 피는 꽃이 있고 더디 피는 꽃이 있다. 일찍 피어난 꽃은 일찍 떨어지게 마련이고, 늦게 피어난 꽃은 오래 가서 좋다고들 말한다. 저마다 이렇게 제 속도와 시운(時運)이 다른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조바심을 물리칠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에세이문학> 발행인인 수필가 맹난자 씨가 펴낸 <탱고, 그 관능의 쓸쓸함에 대하여>는 도서출판 선우미디어의 명수필기획선 제29집이다. 책에는 지은이가 직접 고른 수필과 고사성어 에세이 등 30편의 글이 담겨 있다.
지은이는 자신의 글에 대해 “깊이와 감동이 없는 부질없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지만, 한때는 내게 의미 있는 주제로 다가온 것들”이라며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의 노인처럼 밤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운 채 몇 날 몇 밤을 지새운 노정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한다.
탱고, 그 관능의 쓸쓸함에 대하여
맹난자 지음
선우미디어
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