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심신수련법 ‘국선도’ 교육, 아로마테라피스트(향기치료사) 과정 이수, 커피 바리스타(커피 제조와 구매, 서비스 등을 책임지는 커피전문가) 훈련…. 문화센터 강좌 소개가 아니다. ‘진리의 상아탑’으로 불리던 대학이 최근 개설한 정규 학과와 전공 얘기다.

웰빙 바람이 거센 요즘, 제도권 대학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이색 학과들을 잇따라 개설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생활과 학문은 둘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일까, 생활 속으로 뛰어든 상아탑의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눈길을 끄는 웰빙 이색학과들을 소개해 본다.

△수련ㆍ명상= 웰빙 시대 건강의 핵심은 명상에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명상열풍이 거세다. 춘해대는 이미 2001년 요가학과를 신설해 2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원광대는 동양학대학원 내에 요가학과 기공학 전공을 두고 있으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는 상담심리학과에서 명상치료와 요가치료 전공을 개설하고 있다. 특히 전문대학원인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는 명상을 독자적 학문으로 접근한다는 취지 하에 모든 명상수행법을 포괄해 지도ㆍ연구하고 있다. 이봉순 교학처장은 “명상수련과 학회참가를 포함, 330시간 이상의 실습을 이수해야 학위를 받을 수 있다”며 “올해 8월 국내 최초로 명상학 석사가 배출된다”고 밝혔다.

전통 수련법 또한 학과과정에 ‘등극’됐다. 영동대학교는 2002년 스포츠학부에 국선도학과를 개설, 67년 고한영 씨에 의해 대중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전통 심신수련법 국선도를 학과과정에 포함시켰다. 용인대학교 역시 동양무예학과 내에 택견 전공을 두고 있으며, 영산대학교는 택견과 태극권을 포함해 무예기공?건강기공 등의 기공 전공과정도 마련했다.

△자연요법= 웰빙이 추구하는 건강의 바탕은 바로 인체의 자연치유력. 이에 따라 자연요법을 이용한 대체의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원대학은 2003년 자연요법과를 신설해 자연요법 치료지도자 양성에 들어갔다. 대구과학대학은 올해 보건허브과를 개설, 허브 관련 전문인 육성과정을 마련했다. 이광우 보건허브과 학과장은 “아로마협회와 연계한 향기치료법, 약초재배 연구 등을 통해 대체의학의 생활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교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대학원에서의 연구도 활발하다. 포천중문의대는 대체의학대학원을 설립해 동종요법, 기과학, 아로마요법 등의 전공필수과정을 마련했다. 국내에 대체의학 논의를 불러일으킨 전세일 대체의학대학원장을 필두로 김상우(전통허브요법), 오홍근(아로마요법), 이선옥(禪舞) 등의 교수진이 폭넓은 연구 지도활동을 펴고 있다. 2003년 개교한 자연치유대학 또한 경락경혈학, 약초학 등의 자연치유 전문 과정을 제도화했다. 원광대는 특수대학원 등에 분산되어 있는 예술치료, 요가 등의 강좌를 취합해 대체의학대학원으로 재편한다는 방침아래 대체의학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 여가= 웰빙을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곧 ‘잘먹고 잘살기’. 그래서 주5일제 근무 등으로 늘어난 여가 시간 운용법도 시대의 관심사다. 2004년 입시에서는 경북과학대학, 서정대학 등 10개 이상의 학교가 애완동물 관리 및 미용과를 개설했다. 또한 강원관광대학은 퓨전요리 전공을, 성덕대학은 약선요리 전공 과정을 마련했다. 청강문화산업대학은 2003년 푸드스타일리스트과를 신설하기도 했다.

다도를 여가로 즐기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학과도 늘어났다. 한서대와 부산여대 등은 학부과정에 다도학과를 마련했다. 또한 성균관대, 성신여대 등은 다도 관련 대학원 과정을 통해 다도 전문인 양성을 중점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선린대학은 골프 인구 증가에 따라 올해 골프경기 지도과를 신설했고, 부산예술문화대학은 2003년 여가 및 건강문화의 효과적 활용을 목적으로 여가건강과를, 대구보건대학은 헬스매니지먼트과를 마련했다. 또 중앙대학교는 지난해 템플스테이를 교양선택 과목으로 지정, 2박 3일의 템플스테이와 6시간 봉사활동으로 3학점을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