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이 공동 진행한 문화재 시굴조사 결과가 보고서로 나왔다.
조계종은 남측 조계종과 북측 조선불교도련맹(위원장 박태화)이 지난 2003년 11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시굴조사 한, 금강산 신계사 시굴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월 15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물고기를 내몰고 가람을 창건했다는 기록의 창건설화를 뒷받침하는 물고기 문양의 기와가 대웅전에서 출토됐다. 제한적인 조사로 인해 519년 당시의 유물은 확인하지 못했으나 고려 중기에서 일제시대에 이르는 유물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탑 주변의 난간을 설치하기 위해 매설한 장대석은 토층 조사를 통해 1887년에 조성된 마당의 지표면을 파서 설치한 것으로 일제에 의해 조성, 정비되는 과정에서 변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이후 남북은 2004년부터 정식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향후 금강산 지역뿐만 아니라 북측 지역 문화재 조사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실무협의를 가진후 신계사 복원을 위한 대웅전 기공식을 올해 상반기 안으로 가질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안재호(동국대 고고미술학과) 교수를 책임조사원으로 11명의 남측 문화재 조사단과 탁연 스님(조계종 발굴조사단장, 총무원 문화부장)과 한국전통문화학교 정재훈 석좌교수,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봉건 소장이 직접 방북해 조사를 실시했다. 북측에서는 개성 영통사 발굴조사를 실시했던 조사단과 평양건설건재대학 한용걸 교수, 조선불교도련맹중앙위원회 심상진 서기장 등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의 조사외적인 협조는 남측은 조계종과 현대아산(주)이, 북측은 조선불교도련맹과 문화보존지도국이 협의해 진행했다.
이번 시굴조사에 참여한 조계종 문화부 박상준 계장은 “신계사 시굴조사는 문화재 분야의 교류를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소실된 민족의 역사를 남북이 공동으로 복원한 최초의 시도”라며 “화해와 협력을 위한 불교교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