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은 부처, 곧 ‘깨달은 자’를 형상화한 것이다. ‘진리’라는 가장 추상적인 개념을 조각이라는 구체적인 사물로 형상화한 것이 불상이다. 그러므로 불상에 담겨진 조형언어를 올바르게 읽게 될 때, 우리는 부처의 본질에 닿을 수 있다.”
우리 미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불교조각, 그 중에서도 불상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그 조형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불교조각 Ⅰ,Ⅱ>가 나왔다. 이 책은 도서출판 솔과 방일영문화재단이 모두 12권으로 펴낼 예정인 ‘한국美의 재발견’ 시리즈의 3, 4권으로,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인 강우방 교수(이화여대)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인 곽동석·민병찬 씨가 필자로 참여했다.
강 교수는 “우리는 예술작품을 통해 실현된 미와 생명을 통해 오히려 종교적 체험에 접근하게 된다. 불상 조각을 이해한다는 것은 조형언어를 통한 신과 인간의 탐구이자 자아의 발견이다”고 말한다.
이 책은 크게 한국 불교 미술의 원류와 아시아에서의 위치 조명, 불상의 개념 해설, 제작과정을 소개한 부분(Ⅰ권 1장)과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조각 특징과 그 흐름을 조명한 부분(Ⅰ권 2장~Ⅱ권 3, 4장)으로 나뉜다.
1장은 한국 불교 미술의 참모습을 찾고자 하는 궁극의 목표를 향한, 출발점으로서의 장이다. 강 교수가 쓴 개설 성격의 ‘한국 불교 미술의 참모습’은, 일반적으로 여래를 중앙에 두고 좌우로 보살상을 조성하는 것과 달리 중앙에 봉지보주보살을 두고 양 옆에 더 크고 우람한 여래상을 배치한 태안 마애삼존불(보물 432호)과 중국의 영향을 받되 그것을 발전시켜 더 크고 아름답고 생명력 있는 사유상(思惟像)을 탄생시킨 전개과정 등을 예로 들며 한국 불교 미술 나름의 독자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석굴암 본존불을 항마촉지인의 석가여래상으로 보는 것이나 흔히 도깨비의 얼굴을 형상화했다 하여 귀면와(鬼面瓦)라 불리는 통일신라시대 기와가 용(龍)의 얼굴을 보고 새긴 용면와라는 주장 등 강 교수의 미술사적 지론도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불상의 제작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민 ‘불상의 재료’ 부분이다. 기존의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금동불과 석불, 철불, 건칠불 등 불상의 제작 과정을 도면을 통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I권 2장부터는 한국 불교 조각의 특징과 그 흐름을 짚어본다. 우리나라 초기 불상인 선정인(禪定印) 여래좌상을 비롯해 가장 한국적인 보살상인 반가사유상, 그리고 한국적 불교 조각의 매우 중요한 특수성이자 우리 불상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화강암 석불 등 8가지 주제에 따른 삼국시대 불상 30점을 소개하고 있다. Ⅱ권 3장과 4장에서는 불교 조각의 황금기인 통일신라시대 불상 43점과 사회ㆍ종교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불상 변천상을 이 시대 불상 24점의 모습에서 찾아본다.
고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쓴 이 책은 다양한 도판과 함께 책 사이사이에 배치된 ‘알아두기’ 코너를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 부록에서는 불상 및 보살상의 세부 명칭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으며, 한ㆍ중ㆍ일 주요 작품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ㆍ중ㆍ일 불상연표’도 실었다.
불교조각 Ⅰ,Ⅱ
강우방 외 지음
도서출판 솔
각 2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