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1월 13일 신년인사차 총무원을 찾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예방을 받고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법장 스님과 최 대표는 올해 조계종의 운영기조와 시국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법장 스님은 “서로 웃고 신바람 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고, 최 대표도 “나라 사정이 좋아지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법장 스님은 “우리나라가 걸어왔던 현실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옥동자를 낳기 위한 용트림이라 생각하고 슬기롭게 대처해 달라”며 변화를 주문했다.
최 대표는 “싫든 좋든 큰 변화의 고비를 넘어가고 있다. 한나라당이나 한국정치로서는 부끄러운 처지지만 바로 잡을 것은 바로 잡고 시대상황을 정면으로 맞아야 한다”며 “총선을 계기로 정치가 바뀌고 국민이 잘 살 수 있고 나라의 기본틀이 바뀌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장 스님은 “가을 농사짓고 나면 겨울에는 개토를 하는데, 이런 것처럼 오늘의 어려움을 내일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불교에 참회라는 말이 있는데, 자기 잘못을 시인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으며,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없다”며 정치권의 자기반성을 촉구했다.
최 대표가 “요즘 경제가 좋지 않아 종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는데 불교는 어떠냐”며 화제를 불교계 문제로 돌리자, 법장 스님은 “나라가 어려우면 국민이 어렵고, 국민이 어려우면 종교도 어려운 것”이라면서도 “성직자는 정신적 리더 역할을 해야 하며, 큰 물결 속에서 원융하고 화합하고 국민의 고통을 어루만져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법장 스님은 또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밝혔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상담센터를 개설하고 사찰마다 소년소녀가장 1가정씩 자매결연을 맺도록 해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장 스님은 “평소 생각한 것이지만 남북관계는 정치적으로 해결할 부분도 있지만 사회문화특별기금을 조성해 민간이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도 좋을 것 같다.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먹는 것과 입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런 교류가 이뤄질 때 통일이 앞당겨질 수 있다”며 남북교류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에 최 대표는 “인도적으로 도와야 한다. 스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된다면 우리당도 참여하겠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현재 진행중인 금강산 신계사 복원과 관련해 법장 스님이 “금강산에 우리 스님들이 상주하면서 불사를 진행하게 된다”며 한나라당의 협조를 요청하자, 최 대표는 “할 수 있는 한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