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조계종 총무원장의 신년기자회견과 관련, 총무원장 법장 스님과 기자들과의 1문1답이다.
▲올해 비구니부를 신설하겠다고 말씀해오셨는데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비구니부 설치 계획이 빠져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비구니부 신설 문제는 종헌종법을 통해 해결하겠다.
▲승가교육제도를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현재의 제도도 종단발전과 인재육성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시대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출가해서 6개월동안 사찰에서 행자생활을 하고 나면 사미계를 받고 강원이나 동국대 중앙승가대에서 4년간 교육을 받으면 비구계를 받도록 돼 있다. 그러다보니 승려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1년에 한번씩 행자집체교육을 받고 이후에 내ㆍ외전을 모두 가르친 뒤 4년 뒤에 사미계를 받도록 하는 것이 미래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성직자로서의 자질을 갖추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은 불교중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재정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사찰예산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하셨는데, 이 제도의 근본 취지는 무엇인가?
-수지관계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제도다. 재정이 투명해야 종단의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고, 인류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승가상을 정립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직할사암부터 외부 감사제도를 도입할 것을 검토할 것이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투명성을 보장해 나갈 생각이다. 그래야만 사찰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승려들이 편안히 정진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질 수 있다.
▲신계사 복원 기공 일정은 어떻게 되나?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는 남북 실무합의서를 작성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현대아산과의 실무 작업도 마무리단계에 있다. 그렇지만 지금 계획으로는 올해에 3층탑과 대웅전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불사가 완료되면 통일부에 사업신청을 해서 세부적인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3~4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산 문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왜 그토록 북한산 문제에 매달렸는지, 그리고 종교의 현실 참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정부와 사회의 국책 및 개발사업은 궁극적으로 국민과 국익을 위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에서 경제성이 얘기되지만 현상적인 경제성만 강조될 뿐 생명과 환경의 경제성은 고려되지 않아왔다. 이제는 어느 것이 더 큰 경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이런 의미에서 북한산 문제는 자연이 생명이라는 인식전환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연과 환경을 소외시켜서는 안되며, 성직자가 이런 문제에 대해 지적을 해야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 총무원 청사가 헐리면 그 자리에 역사문화기념관 별관 공사가 진행된다. 그런데 별관은 조계사 대웅전과 거의 맞닿아있어 대웅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얘기가 있고, 설계변경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면밀한 조사와 검토를 통해 보완할 문제다. 이것이 마치 종단의 내부갈등으로 비쳐지는 듯한 인상도 있는데 매우 유감이다. 이것(설계변경에 대해 논란을 삼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가장 보람되고 신명나는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인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북한산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 정부와 수없이 접촉하고 대통령까지도 여러 번 만나 (백지화를) 요청했으나 쉽게 안 풀렸다. 이게 가장 고통스러웠다. 다만 앞으로 정부의 국책 및 개발사업에 수행환경 및 역사환경 등을 평가하고 환경영향평가를 한 뒤 공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책임있는 답변을 들었다. 이것은 전국 3천여 사찰의 수행환경을 지키는 계기가 됐다. 관통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관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마음이 다소 가뿐해졌다.
▲간화선 수행지침서에 담길 내용은 무엇인가?
-현재 선방 선원장급 구참스님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학자들로 하여금 문헌고증 등의 방식을 거쳐 검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다른 수행법들에 대해서도 전문가가 연구중에 있다. 간화선의 장단점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수순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