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불교계의 공동 화두는 ‘나눔’이다. 신년 벽두부터 각 종단과 단체들이 이웃과 나누며 사는 삶을 발원하고 나섰다. 부처님 가르침의 실천 가운데 가장 큰 덕목인 자비 희사의 정신이 실천으로 옮겨질 때 세상은 따뜻해진다. 오랜 불황의 터널 속에서 헐벗은 이웃들의 신음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각 종단이 신년 주요 사업으로 나눔 운동을 꼽은 것은 불교가 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큰 희망임을 믿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게 있으면 ‘하나’지만 이웃과 나누면 둘도 되고 셋도 넷도 된다는 가르침이야 말로 이 시대 불자들이 가장 확고하게 받들어야 할 진실인 것이다. 희망이란 말 속에 자리한 나눔이란 실천을 불교계의 주요 종단들이 이끌어 가겠다고 선포한데 대해 불자들은 박수를 보내고 동참의 의지를 다잡고 있다.
자비의 보험금 나누기…조계종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이웃이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사는 법. 조계종이 2월부터 대대적으로 펼치는 ‘자비의 보험금 나눔 운동’은 이런 뜻을 실천할 수 있는 ‘보시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피보험자가 수령하는 보험금 가운데 일부를 종단에 보시해 복지기금을 조성하고, 이 기금으로 스님들의 노후복지 공간 마련과 후원, 불우이웃 지원사업 등을 벌이는 운동이다. 스님 가입자의 경우 사망보험금 100%를 보시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신도나 일반인들은 사망보험금 중 10%를 보시해 승가노후복지에 기여한다. 승가는 대중을, 대중은 승가를 돕는 말 그대로 ‘나눔 운동’인 셈이다.
보험을 통해 얻은 수익금은 사회복지지원센터와 재가불자 노인요양시설을 건립하는데 사용된다.
사찰마다 좋은 일하기…태고종
태고종은 ‘1사찰 1선행 실천운동’을 통한 소외계층 지원에 나선다. 소속 2천여 사찰이 1가지 선행을 펼친다면 ‘이웃과 함께 하는’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것. 나아가 불교와 종단에 대한 이미지 개선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앞으로 태고종 스님들은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 장애인 가정, 재소자, 군법당 등의 분야 가운데 한 가지 이상 선행에 참여해야 종무직 취임이 가능해진다.
태고종은 이 같은 각 사찰과 지역종무원의 복지활동을 종단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산하 사회복지재단을 연내 설립할 계획이다.
나누며 하나되기…천태종
지난해 미아 찾아주기 사업을 통해 불교복지의 새 분야를 개척한 천태종은 올해는 나누며하나되기운동본부와 복지재단을 중심으로 소외된 이들과 후원금, 시간, 정신을 함께 나누는 운동을 전개한다.
‘결식아동을 위한 3:1 릴레이 운동’도 펼친다. 정부의 실업·생계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저소득층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어주고, 결식아동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것이 취지다. 3:1 릴레이는 3명의 후원자가 1명의 아동을 지원하고, 나아가 또 다른 회원을 연결하는 릴레이 후원 운동이다.
행복 릴레이 동참하기…진각종
초승달이 점점 차올라 보름달이 되 듯 불우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회원을 점차 늘려 나가는 운동. 진각종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행복 릴레이 만월회(萬月會 또는 滿月會) 캠페인’이다.
진각종도 후원회원 확대를 위해 릴레이 방식을 도입했다. 회원들은 어려운 이들을 후원할 성금 1만원을 매월 적립하고, 뜻을 나눌 또한명의 회원도 추천한다. 이렇게 모집할 인원은 1만명.
만월회를 통해 모금된 후원금은 진각복지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종합복지타운 건립과 납골당 건립, 소외가정 후원 프로그램인 진각복지 119 특화사업 등을 위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