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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종단으로 꼽히는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으로부터 태고종의 올해 주요 계획과 방향을 들어보았다.
◇올해 태고종의 주요 종무지표는 무엇인가.
종단내에는 종단이 달라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변화의 시점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때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를 삼아 종단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탈바꿈해 나가겠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힘 있고 일하는 종단’으로 가는 새출발의 원년이 될 것이다.
먼저 종단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승려의 결혼과 개인을 우선시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종단발전을 이끄는 장점으로 부각시켜 나가겠다. 총무원장의 책임과 종도들에 대한 의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총무원장이 먼저 노력할 때 종도들은 따라온다. 이것이 취임 후 2년 동안 얻은 교훈이다.
◇종무지표를 실천하기 위한 중점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총무원 청사가 입주할 불교전통문화전수센터 불사를 올해 봄에 시작할 것이다. 이는 제2종단의 위상을 세우는 미래지향적인 불사가 될 것이다. 종단의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는 장·단기 계획을 수립하여 종단백서를 발간하고 역사와 현황을 소개하는 안내자료를 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4개국어로 출판할 계획이다. 종단법령집과 행정서식, 종전 등도 발간할 것이다. 이 외에도 승풍기강 확립을 위한 법계고시, 구족계 수계산림, 행자득도 수계산림, 종조 탄신 기념사업 등도 계획되어 있다.
종단 외적으로는 지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회복지 역량을 중앙으로 일원화하기 위한 중앙 사회복지법인 설립과 인권·환경 위원회와 같은 전문분과위원회 구성 등 종단의 역할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다.
◇종교계의 사회참여가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보는데, 태고종은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가.
종단의 역량은 소속 개개사찰의 활동에서 비롯된다. 이를 중앙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결집시키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태고종은 올해 소속사찰의 지역활동을 보다 활발히 전개할 수 있도록 권장해 나갈 계획이다. 미흡하나마 지난해부터 종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1사찰 1효행 실천운동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아직도 태고종에 대해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종단 변화를 통해 진면목을 드러내 곡해가 없도록 할 것이다.
올해 실시되는 총선 때에는 바른선거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활동을 범종단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시류를 바로잡는데 종교가 제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기인했다. 정신문화를 주도하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계-태고종간 분규가 50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 것인가.
조계종과 분규가 반세기가 지난 시점에서도 현재진행형인데 대해 애석한 마음이다. 조계종은 조계종대로 태고종은 태고종대로 명분과 실리에서 양보하지 못한 면이 많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분규가 이어져서는 안된다. 올해는 조계-태고종간 분규 해결의 물꼬를 터 나가겠다.
이와 더불어서 한국불교는 종파와 사상을 초월해 모든 불교가 어울려 사는 통불교임에도 불구하고 종단 난립이라는 문제에 봉착해 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종단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논의할 총무원장협의회(가칭)를 구성해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불교의 큰 틀을 다시 짜야할 시기가 된 것이다.
◇교육·재정 등 종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묘책은 무엇인가.
교육체계 확립과 재정 안정은 태고종의 오랜 과제였다. 올해는 이같은 현안을 해결하여 종단 내실을 다지는 해가 되어야 한다.
먼저 종단의 교육체계는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선교육 후득도 제도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다. 앞으로 태고종 승려가 되기 위해서는 올해 동방불교대학에 신설한 승가과를 졸업해야만 한다. 또한 종헌·종법에 의거 행자득도 수계산림과 구족계 수계산림, 법계고시 제도를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9월 개교하는 동방대학원대학을 종단 승려의 전문교육기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종단은 지난해부터 녹색장묘문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종단 입장에서는 재정 확충 효과를 얻으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는 생활문화를 개선하는 캠페인이다.
올해에도 이 운동을 전개해 수익을 종단재정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종단 재정의 기본이 되는 분담금 납부를 독려해 나갈 것이다. 종단 소속 사찰은 총무원에 분담금을 납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때에 종단 소속 사찰로 인정 받을 수 있으며, 공직 취임 등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새해 종도와 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불자를 비롯해 국민 모두가 희망을 키우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희망을 갖고 있다면 이 세상은 살고 싶은 세상이 될 것이다. 올해에는 불신과 다툼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주길 당부한다. 남을 탓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이웃을 위해 실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자. 그것은 다른 사람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