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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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2004년 불교계
[전문]어느 때보다 분주한 해가 될 것 같다. 향후 100년의 불교계를 전망할만한 굵직굵직한 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조계종이 그 동안 내부적으로 진행해 오던 수행체계에 대한 논의가 공청회나 세미나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승가교육체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태고종과 천태종, 진각종 등 주요 종단들도 종단 미래의 비전을 세우기 위한 사업들을 중점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세계가 한국불교를 주목하는 해이기도 하다. 세계불교청년포럼, 세계여성불자대회, 한국 비구니 스님을 주제로 한 첫 국제학술대회 등 대규모 국제 대회가 잇달아 개최돼 세계불교계에서 한층 높아진 한국불교의 위상을 엿보게 한다. 올 한 해 불교계를 달굴 이슈를 중심으로 2004년 불교계를 미리 내다봤다. <편집자 주>

●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마무리

올해 6~7월이면 모든 구조가 갖춰진 불교역사문화기념관의 위용이 드러난다. 당초 지난해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공기가 늦춰지면서 완공이 올해로 미뤄졌다.

불교역사문화기념관은 1월 준공되는 총무원 청사와 불교중앙박물관 등이 들어서는 본관과 전통문화예술 공간과 국제회의장이 들어서는 별관으로 구성된다.

현재 총무원 업무공간이 들어서는 본관은 거의 완공돼 1월 중순이면 입주가 가능하다. 총무원이 1월에 새 청사로 이전하게 되면, 현재의 총무원 건물은 곧바로 헐리면서 이 자리에 전통문화예술 공간과 국제회의장 건립 공사가 시작된다. 그리고 별관 공사가 끝나는 6~7월이면 불교역사문화기념관 건립이 최종 마무리된다.

연면적 5천평에 지하 4층, 지상 4층 규모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는 불교중앙박물관, 불교예술공연장, 불교문화정보센터, 멀티미디어 라이브러리, 불교음악실 등이 들어서면서 불교문화종합공간이자 한국불교의 역사와 문화를 한데 묶는 '한국불교 총본산'으로서의 기능을 갖추게 된다.

또한 조계사 앞 우정총국과 연계한 공원화 작업도 진행되면서 인사동과 우정총국을 잇는 문화벨트를 형성해 시민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게 된다.

● 조계종, 승가교육체계 개선 추진

조계종에 출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 스님 되기가 훨씬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승가교육체계 개선에 대해 '혁명' 수준의 의지를 거듭 천명했고, 현 체계와 교육과정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돼 있어 올해는 어떤 식으로든 기본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승가교육체계 개선은 '현재의 교육과정으로는 조계종단과 사회과 요구하는 승가의 리더십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고, 그 중심은 기초ㆍ기본교육에 있다.

법장 스님이 밝힌 방향은, 예비 스님(사미ㆍ사미니)이 되는 기초교육기간을 현재의 6개월~1년에서 4년으로 대폭 늘이고, 다시 전문대학원 형태의 교육기관에서 2년 교육을 마쳐야 구족계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가칭 '승가교육제도개선 추진위원회'가 꾸려져야 내ㆍ외적인 의견 수렴과 합의 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공청회나 설문을 통해 결론 볼 문제가 아닌 만큼 올해 안에 끝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조계종 수행체계 확립 윤곽 드러날 듯

재작년 말 '수행체계 연구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시작된 조계종 수행체계 정립이 올해는 대강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연구위원회는 지난 한 해 동안 간화선뿐 아니라 현재 행해지고 있는 각 수행법에 대한 현황조사와 분석을 내부적으로 진행해 왔다.

올해는 그 동안의 내부 논의 과정을 정리해 보고서 등의 형태로 공개하고, 공청회나 세미나 등을 통해 본격적인 의견 수렴과 결론을 도출해 가는 해가 될 전망이다.

수행체계 확립은 간화선과 다른 수행법의 관계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하는 문제와 구체적 수행 방법론까지를 포함하고 있고, 종단의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라 경우에 따라서는 메카톤급 핵 폭풍이 일 가능성이 높다.

조계종은 간화선만을 정통 수행법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위빠사나 등 다른 수행법에 대한 관심 등과 맞물려 수행 방법 자체에 대한 비판이 최근 몇 년 새 이어지고 있다.

● 조계종 중앙신도회ㆍ전국신도회 통합

올 4월 초면 중앙신도회와 전국신도회로 양분돼 있던 조계종의 양대 신도단체가 하나의 깃발 아래 모여 통합 대회를 갖는다. 지난해 4월 두 단체가 통합 선언을 한 이후 약 1년 만에 실질적 통합을 이뤄내는 것이다.

1955년 전국신도회 창립으로 시작된 조계종 신도회는 94년 중앙신도회와 전국신도회로 갈라져 10년 동안 딴 살림을 살아왔다.

통합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 '중앙신도회 명칭 개정을 위한 종헌ㆍ종법 개정안' 처리가 지난해 11월 중앙종회에서 유보돼 한때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두 단체는 예정대로 통합 대회를 준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월 중순 공청회를 거쳐 3월 중순께 있을 중앙종회에 '종헌ㆍ종법 개정안'이 상정,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고, 4월초 통합 대회 및 지도자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WFBY 한국지부, 제3회 세계불교청년포럼 개최

세계불교청년우의회(WFBY: World Fellowship of Buddhist Youth) 한국본부(회장 선업 스님)는 2004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나눔과 하나됨'을 주제로 제3회 세계불교청년포럼을 개최한다.

미국, 뉴질랜드, 일본 등 총 19개국에서 37개의 단체가 참가하는 이번 포럼에는 칭야오(대만), 티타다모(싱가포르), 상가세나(인도) 스님 등 세계 각국의 스님들이 강연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원택 스님(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지광 스님(능인선원 원장)이 강연자로 참석해 한국불교의 수행법 등을 강연하게 된다.

이번 포럼에는 이밖에도 WFBY 산하단체인 '클럽 25'의 공식 출범식도 열릴 예정이다. 25세 이하 청(소)년 불자들의 모임인 '클럽 25'는 포럼 기간동안 세계대표를 선출한 뒤 향후 활동계획을 논의한다.

전 세계 청소년 불자들의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대회는 한국불교의 청소년포교를 활성화 시키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 6월 27일 세계여성불자대회

조계종 전국비구니회(회장 명성 스님)는 2004년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중앙승가대학교에서 제8차 세계여성불자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여성불자대회에는 27개국 500명이 모여 '여성불자의 교육과 수행: 현재와 과거'라는 주제로 여성불자의 과거를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여성불자들의 교육 및 수행환경의 개선을 논의하게 된다.

대회준비사무국은 현재 대회를 위한 장소 섭외 등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오는 3월 15일까지 대회의 논문마감 후 5월까지 논문번역 작업 등 세부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6월경에는 세계여성불자연합회(Sakyadita) 회장 렉셔 소모 스님이 내한, 한국 준비사무국과 함께 대회 준비상황을 총 점검한다.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전국비구니회는 한국 비구니 승단의 전통과 규모를 바탕으로 전 세계 불자여성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에는 세계여성불자연합회의 한국지부 설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 한국 비구니 주제 첫 국제 학술대회

한국 비구니 스님들의 삶과 수행전통을 집중 조명하는 최초의 국제학술대회 '한국 비구니의 삶과 수행에 대한 역사적 조명'이 올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한마음선원 안양 본원에서 열린다.

또 6월에는 제8회 세계여성불자대회(Sakyadita)가 한국에서 개최돼, 2004년은 한국 비구니 스님에 대한 세계 불교(학)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양성평등의 세계적 흐름 속에서 매 안거 때마다 800여 명의 비구니 스님이 안거에 들 정도로 한국 비구니 승단이 수행전통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비구니 승단의 역사와 조직, 수행전통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대만·일본 등 동아시아 비구니 스님에 대한 연구를 중심 주제로 3~4개의 그룹별 주제 발표가 있을 전망이다. 또 한국 불교를 전공하는 국내 학자 10여명과 미국 영국 호주 덴마크 등의 해외학자 12명 등 20~25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 태고종 내부개혁 정체성 확립

태고종은 올 해를 종단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해로 설정하고, 불교전통문화센터 건립을 비롯해 동방대학원대학 개교, 녹색장묘문화 사업 등을 전개한다. 또한 불교용품ㆍ달력 보급 등 재정 안정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사회복지법인 설립, 인권·환경위원회 구성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2종단으로서의 위상과 정체성을 세우기 위한 내부적인 개혁 작업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종헌ㆍ종법 개정, 법계에 따른 의제 개정, 법랍에 따른 승가의 위계 확립 등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 외에도 조계종과의 분규사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다. 이는 태고종의 정체성과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명분과 실리를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 천태사상 선양, 영통사 지원 계속

지난해 활발한 대내외 활동으로 사회적 주목을 받았던 천태종은 중창조인 상월 원각 대조사의 열반 30주년을 맞아 천태사상 선양을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 또한 상월 대조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도 결성해 주요 사업과 활동방향의 밑그림도 내놓는다.

총본산 구인사의 성역화 사업을 비롯한 각 지역 포교도량 건립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천태 지의 스님과 대각국사 의천 스님 등 역대 조사를 모시는 한·중조사전을 건립하고, 판도암·광명당 등 현재 진행중인 불사를 마무리해 구인사 대중과 신도들의 신행공간을 확대해 나간다.

서울 동북부지역 포교도량인 삼룡사와 인천 황룡사 등도 올해 낙성을 목표로 불사를 진행한다. 한·중·일 천태종간 교류를 비롯해 몽골불교 지원, 개성 영통사 불사 지원 등 종단의 외연을 넓히는 사업도 꾸준히 전개할 계획이다.

● 진각종, 교화체계 확립, 총본산 성역화

진각종은 종단의 교학ㆍ교법체계 확립과 총본산 성역화 사업을 펼쳐 나간다. 특히 효암 통리원장 취임 이후 교학ㆍ교법체계에 대한 연구와 고증작업이 올 해에도 지속된다.

이 가운데에는 총본산과 교육도량의 불상 봉안 문제와 출가승 제도 부활 등 종헌ㆍ종법을 개정해야 하는 굵직한 사안이 포함돼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에 위치한 산내연수원의 연수시설 확충과 총본산 청사진 제시 등도 이뤄진다. 현재 위덕대 건축공학과가 주관해 설계 작업을 벌이고 있어 올 해 중에는 총본산 성역화 사업이 표면화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진각종은 오랜 기간 준비해 온 탑묘원과 울릉도 금강원 성역화 사업 등을 시행해 새로운 재정 수입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진각종은 이 사업을 통해 종단을 대외에 알리는 효과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유진 기자 | e_exist@buddhapia.com
2003-12-29 오전 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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