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꿈이기를 바라는 날이 있읍니다.
오늘이 그런 날입니다.
때때로 현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날이 있읍니다.
오늘이 그런 날입니다.』
북한산에 사패산 터널을 강행하겠다는 정부발표가 있던 날, 지율스님은 천성산 보존 일지에 이렇게 적고 있다. 스님은 현실이 아니길 바랐던 일들이 일어났다는 사실보다는 북한산이 뚫렸으니 천상산도 시간문제가 아니냐는 시각을 걱정하며 팽팽한 긴장감속에 보내고 있다.
“북한산 문제가 풀기 어렵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런 결론을 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산을 잃었다면 천성산만이라도 살려야 지금까지 조계종단, 불자들이 힘써온 생명사랑의 뜻을 저버리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율스님은 26일 열리게 될 도롱뇽 소송 2차 심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법적인 절차를 통해 천성산 문제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도롱뇽 10만 소송인단 자료를 검토한 후 도롱뇽 원고 적격 심사만 받아도 그때부터 충분한 자료를 준비해 천성산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27일 이번 도롱뇽 소송인단 모집에 도움을 준 법륜스님을 만나 향후 천성산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의논하고, 향후 불교환경연대의 수경스님 등과도 만나 해결책 모색을 해 나갈 방침이다.
“지금 법기수원지쪽으로 공사를 하기 위해 나무를 벤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스님은 “1월 5일부터 열흘정도 도롱뇽 소송 홍보를 위한 전국투어를 갖고 끝나는 대로 산으로 들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천성산의 품에 들어가 다시 천성산의 얘기를 전하며 천성산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산에 들어가 천성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겠다”는 스님은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원고적격심사가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지금 스님은 생명을 환경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때라고 느낀다. 그래서 스님은 스스로의 생명사랑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다시 돌아보며 보존일지에 이렇게 적고 있었다.
『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지키지 못한 그들의 공약이나
국민에게 빚졌다고 했던 그의 위선이나
믿어달라고 했던 입살의 거짓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