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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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북한산문제 법전스님에 '공식사과'
공약 불이행 사과는 곧 공사 강행 뜻 밝힌 것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산 문제와 관련,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에게 백지화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2월 22일 오전 해인사를 방문, 종정 법전 스님과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만나 “북한산 백지화 공약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공론조사도 어렵게 됐다”는 요지의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종정 법전 스님은 “대통령의 뜻을 잘 헤아려 국정수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총무원장 스님께서 잘 풀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법장 스님은 “잘 알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대로라면 노 대통령이 공약 불이행 사과와 함께 북한산 관통도로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고, 이에 대해 조계종은 노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주목된다.

법전 스님은 북한산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전 차를 마시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법전 스님은 이 자리에서 “정치인은 자기절복(自己折伏)으로 모든 국민들을 섭수(攝受)하고 포용하여 갈등을 통합하고 원융정신으로 진정한 화합을 이루어내야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며, 정치인마저 하나의 이기집단으로 자기 목소리만을 낸 것이 현재의 모든 불화합의 근원임을 알아야 한다”면서 국민화합을 이룰 것을 노대통령에게 당부했다. 다음은 법전 스님이 노 대통령에 한 덕담 내용이다.

동견同見과 동리同利하는 미래세계를 위하여

본래 사바세계裟婆世界란 참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땅입니다. 그래서 인토忍土라고 하였습니다.

이 땅에 태어난 모든 국민은 여러 가지 번뇌와 어려움을 참고서 살아야만 하고,
정치ㆍ종교 지도자들은 개인적인 어려움을 참고서 공심公心으로 살아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땅은 갈등과 이해의 충돌 속에서 각자의 목청만 돋우고 있는 현실임을 숨길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견화경見和敬 이화경利和敬이 없는 까닭이라고 이 산승은 생각합니다.
견화경見和敬은 견해를 함께 하는 것이요, 이화경利和敬은 이익을 함께한다는 말입니다.

동견同見과 동리同利는 서로의 참음을 통하여 서로 화합하고 서로 공경함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될 것입니다.

견해를 함께 한다는 것은 국가의 정신적 목표를 분명히 한다는 말이요,
이익을 함께 한다는 것은 국가의 경제적 목표를 분명히 한다는 의미입니다.

국민들을 묶을 수 있는 모든 이념적 목표들은 대화합을 전제로 합니다.
정치인은 자기절복自己折伏으로 모든 국민들을 섭수攝受하고 포용하여
갈등을 통합하고 원융정신으로 진정한 화합을 이루어내야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인마저 하나의 이기집단으로 자기 목소리만을 낸 것이 현재의 모든 불화합의 근원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종교단체마저도 자기 목소리만 내고 있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질까봐 걱정스럽습니다.

불교교단 마저도 그렇게 비치는 측면이 없는지 우리도 함께 반성할 일입니다.

고인이 말하길 항산恒産이어야 항심恒心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마음의 문제도 경제와 바로 연결된다는 말입니다.
경제회복을 꾀하되 성장과 분배의 올바른 원칙을 확립하여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빈부격차의 해소에 만전을 기하면서 그늘지고 소외된 계층을 함께 살핀다면 이 역시 화합의 또다른 방편이 될 것입니다.
정부가 국민을 받들면 국민도 정부를 받들게 됩니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견해를 함께하면 이익을 함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산승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견화경見和敬과 이화경利和敬이라는 국민대화합의 근본원칙을 세우고 실천하여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능력과 안목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믿고 있습니다.
또 그런 능력과 안목을 더욱 높여갈 수 있도록 늘 축원할 것입니다.

진정한 국민화합의 길을 위하여 정치인과 종교인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할 때 입니다.

2547(2003)년 12월 22일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도림 법전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
2003-12-22 오후 2: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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