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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관통도로 문제와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최근 SBS 대담에서 “북한산 백지화 공약은 충돌을 피하자는 차원에서 한 것”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12월 17일 오전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취임 인사차 총무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법장 스님은 북한산 문제가 어떻게 돼 가고 있느냐는 조 대표의 질문에 “대통령이 공약할 때 백지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불교를 이런 식으로 우롱하는 것은 합당한 처사가 아니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법장 스님은 또 “공약은 했지만 국정을 운영하다보니 매우 어려움이 있어 불교계가 양해해달라고 말하는 게 차라리 낫지, (그렇게 하는 것은) 더 고통스럽다”며 “정부도 분명히 북한산 우회노선 대안을 가지고 있으면서 내놓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기획실장 현고 스님은 “사실 내부적으로는 전향적으로 검토를 했었는데 정부는 마치 불교계가 공론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내몰았다”며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되면 분명히 공론조사를 수용할 뜻을 밝혔는데도 정부가 12월로 시한을 못박고 (우리의 뜻을 수용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몰아갔으니 사실은 정부가 거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순형 대표는 “공약은 할 수 있지만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결단을 내려 해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지도자가 이런 덕목을 갖춰야 한다고 얼마 전 4당 대표 회담 때도 얘기했지만 지도자가 이래서는 안되며, (민주당에서도)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장 스님은 조 대표에게 최근의 정쟁정국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화합의 국민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올바른 정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법장 스님은 “화합은 상대의 잘못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포용할 때만이 가능하다. 정쟁을 하더라도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해야지 서로의 이득과 책임전가를 위한 것은 소모적”이라며 “모든 정쟁이 깨끗이 끝나고 희망찬 새해, 국민과 국가를 위한 발걸음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반성하고 또 명심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