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락외외落落巍巍한 노승이 스스로 대적관大寂關을 여니
만고萬古에 당당한 면목面目이 드러나 있습니다.
형상이 없고 고요하여 생사生死를 따르지 않고
묘용妙用을 갖추어 시방세계十方世界에 가득합니다.
허철영통虛徹靈通하여
생生하지도 않고 멸滅하지도 않아 시종始終이 없으며
구해도 불조佛祖도 일찍이 얻지 못했고
버려도 범성凡聖을 떠난 일이 없습니다.
이러한 노승의 진면목眞面目이 어디로 갔습니까?
분명하고 명백하나 찾아보면 흔적이 없고
아득하고 심오하나 지금 눈 앞에 나타나 있습니다.
살았습니까? 죽었습니까?
살았다면 그림자없는 나무를 불 가운데 심는 일이요
죽었다면 살아 움직이는 영봉보검靈鋒寶劍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렇게 분명하고 역력한 무위진인無位眞人은
태어나도 생生을 따르지 않고 죽어도 사死를 따르지 않습니다.
쾌활적적快活的的한 영전靈前에서 나고 죽음을 말하는 자는
영봉보검靈鋒寶劍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 이 산중에 계셨던 불락빈주不落賓主가
해와 달을 휘어잡고 살활자재殺活自在한 기틀을 보이니
석녀石女는 철우鐵牛를 타고 바다 밑에서 무생가無生歌를 부릅니다.
창천창천蒼天蒼天이로다.
내야기성삼천계來也起成三千界요
거야현토백억신去也顯吐百億身이로다
올 때는 삼천세계가 일어나고
갈 때는 백억화신을 나투고 토하네.
불기2547(2003)년 12월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도림법전 분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