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주 구룡사 화재와 계속되는 건조한 겨울 날씨로 인해 사찰 소방방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2월 9일 조계사에서 소화설비 시연회가 열렸다. 이날 시연회에는 조계종 문화부장 탁연 스님을 비롯한 종단 관계 인사들과 소방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선보인 ‘강화액 소화약제’((주)파이어엔텍)는 분사시 얇은 피막을 형성해 산소를 차단하고, 온도를 낮춰줘 짧은 시간 내에 화재를 진압하는 제품으로, 업체 관계자는 “자체 압력에 의해 호스를 연결하면 15m~30m의 거리까지 분사된다”며 기존에 물을 사용하던 소화전이나 분사형 소형 소화기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한편 사찰의 경우 대부분이 불에 잘 타는 목재로 지어져 있으나, 인근에 변변한 소화전 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고 산중에 위치해 소방차가 유사시 화재현장에 신속히 진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 작은 불씨로 인해 자칫 대형 화재나 산불로 확대될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사찰의 초기 대응, 자체 진압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전통사찰이나 지정문화재급 건물이 없는 사찰의 경우, 문화재보호법상 특별한 소화 장비 설치에 대한 규정이 없어 소형 소화기 하나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9월 말 불이 난 구룡사에서도 화재 발생 초기, 소화기로 진압을 하려다 불길을 잡지 못하고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조계종 문화부 이상규 과장은 “시연한 제품이 접근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등 사찰 특성에 맞아 보였다”라며 “사찰에서는 조기 진화를 위한 시설을 갖추는 등 사찰 소방안전을 위해 복합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