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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성 회장이 1999년 쓴 책 <거지성자>로 국내에 알려진 노이야르 씨는 올해로 23년간 숲속 나무 밑에서 ‘집 없이, 돈 없이, 여자 없이’ 살며 명상수행을 하고 있다. 다음은 8일 서울 조계사 근처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간 일문일답.
-어떻게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게 됐는가?
“티베트 라마가 인도의 고아를 만나 깨달음을 구한다는 내용으로 노벨상을 받은 키필링의 <킴>이라는 책을 읽고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처음에는 <벽암록> 등 선불교를 공부하고 영국의 선공동체에도 들어갔는데, 선불교나 대승불교의 근본은 초기불교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뒤로는 초기불교 경전을 읽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있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보통 쾰른대 중앙도서관 앞 숲에서 잠을 자며 새벽 4시에 일어나 산책을 한다. 7시까지 대학근처 슈퍼마켓 등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과일과 야채를 얻어 식사를 한다. 낮에는 도서관에서 불경 뿐만 아니라 유교와 이슬람교 등 여러 종교의 경전을 읽으며 보낸다.”
-이라크 전쟁 등으로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내가 약탈당하고 싶지 않으면 남을 약탈해서는 안 되고, 내 가족이 희생되는 것을 원치 않듯이 다른 사람의 가족을 해쳐서는 안 된다. 그러나 오늘날은 개인과 국가 모두 당연히 지켜야 할 이 도덕적 덕목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덕목만 제대로 지킨다면, 평화는 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숲 속에서 잠을 자고 생활하면 건강이 좋지 않을텐데?
“80년부터 노숙을 해왔지만 병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 몇 년에 한 두번 감기에 걸리는 정도다. 사람들은 안락하고 편안한 생활을 위해 집을 짓고 울타리를 세우지만, 그것은 도리어 자연과의 조화를 끊는 행위다. 자연과 차단되면 결국 몸에 병이 생기게 된다.”
-한국 불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맛지마 니까야>의 번역으로 한국인들도 근본 불교의 풍부한 원천을 접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자신의 호흡을 관찰하다 보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놀라운 지혜와 영감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