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를 캐다가 문득 길을 잃었네/ 봉우리마다 단풍 곱게 물들었는데/ 산에 사는 스님이 물 길어 돌아간 뒤/ 숲 끝에 피어오르는 차 달이는 연기”(이이 ‘산 속에서’ 전문)
율곡 이이의 ‘산 속에서’라는 한시다. 이 시에 대해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은 이렇게 해설을 붙였다.
“약초를 캐다가 길을 잃었는데 가지마다 단풍이 진풍경입니다. 길을 찾아 헤매다가 스님 만나면 깊은 산 속 맑을 물로 달인 맛있는 차를 마시겠지요. 약초 캐고 단풍 보고 차 마시고…. 너무도 바삐 사는 지금의 도시인들이여, 이렇듯 잠시 그대가 달려가고 있는 길을 잃고 싶지 않습니까?”
<김용택의 한시산책>은 김용택 시인이 ‘마음대로’ 해석한 한시 모음집이다. 시인은 머리말에서 “여느 현대시 못지않게 빼어난 한시의 멋을 혼자 음미하기 너무 아까워 책으로 묶었다”고 출간 의의를 밝혔다.
2권으로 묶인 책에는 서산대사의 ‘눈 쌓인 들판을 걸어가는 자여’와 지엄 스님의 ‘도인의 삶이’ 를 비롯한 100여 편의 한시가 실려 있다. 전문적인 주석이나 설명 대신, 한시의 구절 해석과 시인의 개인적인 감상을 담았다.
김용택의 한시산책 1, 2
김용택 엮음
화니북스
각 권 6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