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입적한 조계종 원로의원 남곡당(南谷堂) 덕명 스님의 빈소가 차려진 범어사 보제루에는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부산 기장군 안적사에서 입적한 덕명 대종사의 법구가 범어사로 이운돼 범어사 설현당에 안치되었으며 빈소가 마련된 맏상좌 도현 스님을 비롯 상좌들이 지키고 있다.
원로의원장으로 치뤄지는 덕명 스님의 영결식은 6일 오전 10시 범어사에서 열리게 되며 다비는 범어사 산내 암자인 지장암에서 봉행된다. 3일 빈소에는 원로의원 지혜스님, 조계종 총무원 재무부장 태연 스님 등이 분향했으며 각계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맏상좌 도현 스님은 "상좌에게는 엄한 스승이었다"고 회고하며 "칭찬을 아끼고 꾸중으로 제자를 이끄는 분이었지만 제자 사랑이 아주 특별하신 분이었다"며 어린시절 초발심자경문을 배우던 시절을 회고했다. 또한 도현스님은 "출가전 양부모로 모셨던 큰아버님까지 절에서 모실 정도로 효심이 지극한 분이었다."며 " 6개월전 결제에 들어가기전 마지막으로 뵈었을때 어린시절 엄하게 했던 것에 너무 섭섭한 마음을 갖지 말라고 당부하시던 모습이 선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안적사 신도로 35년전부터 덕명스님과 인연을 이어온 선법행 보살은 "불과 일주일전에 초하루 법회에서 처소에서 마이크로 법문을 하셨는데 이리 갑자기 가실 줄 몰랐다"며 "차를 2-3번 갈아타면서도 안적사에 오는 신도들이 많았던 이유는 불자로서의 걸음걸이부터 가르칠 정도로 세밀하게 눈물이 나도록 이끌어주셨던 스님의 가르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신도들에게 보다 나은 공부처를 마련해주기 위해 불사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던 덕명 스님은 불사를 회향하고 병세가 악화되기 시작해 다음과 같은 임종게를 남기고 세연을 다했다.
몽환생애칠십년(夢幻生涯七十年)
금조탈곡환본향(今朝脫殼還本鄕)
월락금정적요리(月落金井寂寥裡)
오경종성보천한(五更鍾聲報天寒)
꿈같은 생애 칠십(七十)년
오늘 껍질 벗고 고향에 돌아가네
금정산(金井山)에 달 기울고 고요한 속에
오경(五更) 범종소리 하늘 차갑다고 알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