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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 광주 무각사. 아태공연예술 네트워크인 아판(APPAN) 회장 샨타 세르브짙 씽히씨의 예술치료에 대한 설명에 이어 아트 떼라피(Art Therapy, 예술치료)공연이 펼쳐졌다.
‘아트 떼라피 심포지엄(Art Therapy)'란 말이 생소한 200여명의 불자들은 인도,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 중국에서 온 예술가들이 펼치는 공연을 보며 춤이 어떻게 치유효과를 보이는지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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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태국, 중국의 전통춤 또한 마찬가지다. 특이하게도 머리에 향을 피우며 추는 춤에서는 시, 청각 뿐 아니라 후각까지 동원시켜 더욱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를 느꼈다.
일본은 역시 실용주의 국가답게 5개의 재활무용을 선보였다. 이미 임상을 거쳐 치료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관심을 모은 것은 치매와 자폐증 치료를 위해 대중가요를 바탕으로 춤을 춘다는 것이다. 잊고지낸 옛 가요가락과 몸동작에 저절도 현실로 돌아오게 한다는 것이 재활무용의 바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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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러시아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를 옮겨다 놓은 듯 하다. 6명의 선무용단이 백조가 되어 미운오리새끼 ‘금강승(문병진 선무도 사범)’이 자신의 본래모습을 찾아가는 역정을 리드미컬하게 보여준다.
서양의 춤과 동양의 몸동작에 종교적 명상이 어우러진 선무는 때로는 격정적으로 숨을 토해내다가 때로는 우주가 정지한듯 호흡 멈추기를 반복한다.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두려고 카메라 셧터를 누르는데 문득 관중석이 눈에 띈다. 모두가 진지한 모습 속에 유난히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보인다. 순간 어른들은 ‘저것이 어떻게 치유에 적용될까?’ 궁금해 하는 듯 하고, 아이들은 그대로 무대에 푹 빠져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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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옥 박사는 말한다. 특별한 병명없이 심신의 치유가 필요한 70%에 이르는 다수의 사람들을 위해 춤이 예방적 차원에서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전통적으로 가무를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은 춤을 즐겨 추어야 한다.
나는 춤 공연을 관람하기보다 심신의 치유가 필요한 70%의 일원으로 춤을 추어야 했나보다.
◆ 아트 떼라피란?
아트 떼라피(Art Therapy)의 사전적 의미는 ‘예술치료’이다.
이중 가장 많이 행해지는 무용요법인 댄스 떼라피는 1940년대 미국에서 생겼다. 2차대전직후 무용가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정신적 혹은 육체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치유하기위해 떼라피에 적용하기 시작했고, 1966년 미국협회가 창설됐다.
국내에는 1995년 선무가 이선옥 박사(아판 사무총장)가 치유무용으로 선무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도입 10년도 안된 짧은 역사지만 개척,임상단계를 넘어 재활의학으로 이용되고 있어 그 발전가능성이 무궁하다.
국립민속국악원 학예연구사 서인화 박사는 “무용은 전통적으로 치유와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민속무용은 무속 등 원시종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무당이 굿을 하면서 춤과 음악으로 신을 청하고 복을 비는데 관중들도 적극참여하여 아픈 사람이 낫기도 하고 마을의 화합을 이루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 박사는 최근 무용치료가 급성장하는 것에 대해 “경제적 성장으로 건강과 레저에 관심이 일기 시작하고,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용을 치료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퓨전이 유행하는데 무용과 의학의 만남인 치유무용도 퓨전이다”고 설명한다.
아주대 의대 종양전문의 전미선 박사는 “한국여성에게 가장 많은 유방암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중에 정신적 불안, 극도의 피로감, 체중변화 등 암 후유증으로 고생한다. 이 후유증을 해소하는 선무떼라피(선무치료요법)는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이라며 “선무는 환자의 치료단계, 상태, 연령, 성별 등에 따라 프로그램을 쉽게 바꿀 수 있고, 따라하기가 쉬운 것은 물론 작은 근육과 말초근육그룹의 섬세한 동작으로 혈액순환을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